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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歐 르네상스의 선구자 독일 뒤러 판화작품 국내 첫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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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역사적으로 프랑스인 가운데 유명한 화가가 많고 독일인 가운데 세계적인 음악가가 많다.' 이같은 통설을 뒤집어 말하면.프랑스인 가운데 변변한 음악가가 없고 독일인으로 뛰어난 화가가 없다'는 말도 된다.물론 이에 대해 문화적 자부심이 강한 독일.프랑스 양국 국민은 고개를 가로젖는다.특히 독일인들이 이에 대한.증거'로 첫 손에 꼽는 인물이 바로 알브레히트 뒤러(1471~1528)다.이처럼.독일예술의 자존심'으로 일컬어지는 북유럽 르네상스의 선구자 뒤러의 작품이 처음으로 한국에 소개된다. 18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뒤러와 동시대 작가 판화전:한스 발둥 그린.루카스 크라나흐.알브레히트 알트도르퍼'가 그것.이번 전시에는 독일 브레멘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뒤러의 작품 80점등 4명의 판화작품 1백20점이 선보인다.
신성로마제국의 수도 뉘른베르크에서 태어난 뒤러는 이탈리아를 두차례 여행하면서 고딕적 전통의 한계에 머물러 있던 북유럽 미술계에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비례.원근법.입체표현법등을 도입했다. 70점의 유화와 동판화 1백점,목판화 30점,그리고 소묘 9백여점을 남긴 뒤러는 서양미술사상 후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최고의 거장중 한사람이라는데 이견이 없는 대가다.
종교개혁 전야의 세기말적 불안감이 휩쓸던 시기에 제작한 16점의 목판화 연작.요한계시록'(1496~1511)은 예수 그리스도를 태양으로 묘사,부패한 교황과 황제.주교등을 응징하는.정의의 사도'로 그려내고 있다.
그의 인본주의적 사상이 잘 드러나는 작품은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아담과 이브'(1504).이탈리아 르네상스의 기법으로 인물을 묘사하면서도 타락을 상징하는 주변의 동물은 고딕적 기법을 사용,인본주의가 타락한 형식주의를 대체하는 시 대정신을 그리고 있다.
1514년에 제작된.서재에 있는 성 히에로니무스'.멜랑콜리아'.기사와 죽음과 악마'의 3부작은 그의 철학적이며 기독교적 신앙이 잘 나타나는 작품.
사실적이며 원근법적 표현을 사용하고 있으며 동시에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다.
뒤러의 작업실에서 함께 작업을 하기도 했던 그린은 신화적인 주제를 주관적으로 그려냈으며,크라나흐는 독일 중세미술의 전통을그대로 계승하고 있다.풍경묘사에 뛰어난.도나우강파'의 한사람이었던 알트도르퍼의 작품들은 자연을 통해 종교적인 것까지 표현하려는 독일인들의 체취가 풍긴다.

<유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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