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자민련 脫黨배경 관련說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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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최각규(崔珏圭)강원지사와 유종수(柳鍾洙.춘천을).황학수(黃鶴洙.강릉갑)의원및 김기열(金起烈)원주시장의 탈당배경과 관련해 갖가지 설(說)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이번 사태의 최대 피해자인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는 20일 긴급간부회의 석상에서 집단 탈당을“정부.여당에 의한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자민련 파괴공작의 일환”으로 규정,청와대관련 의혹을 제기해 정가에 파문이 일고 있다.
그는“한달반 전에 한병기(韓丙起)속초-인제-고성-양양지구당위원장의 부인으로부터 崔지사부인이 이번 일을 암시하는듯한 얘기를했다는 말을 듣고 崔지사에게.이상한 소리가 들리는데 뭐냐'고 묻자 펄쩍 뛰더라”고 말했다.그는“나중에 알고 보니 崔지사가 상당기간에 걸쳐 무시로 서울에 올라와 청와대를 드나들며 이런 일을 꾸며온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공개했다.
이에 대해 崔지사는“청와대는 공식회의 때 말고는 간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金총재는“崔지사는 어려울 때 있는 것 없는 것 다 털어 지원해 도백(道伯)에 당선시킨 사람”이라며“배신감과 비애를 느낀다”고 말했다.그는 또 두 의원에 대해서도“강원도내의 단 2명뿐인 의원이어서 당에서 특별한 취급과 배려를 해준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金총재는 이와 관련해 19일 저녁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의 후원회장에서 박준규(朴浚圭)최고고문에게“여권은 그동안 경기도에서도 이재창(李在昌)의원등 두명의 의원들을 상대로 집요하게 회유해오다 우리가 세게 나가자 주춤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는 그가 崔지사 탈당건에 대해 언급하면서 손가락으로 돈을 뜻하는 동그라미 표시를 해보이는 모습이 목도되기도 했다.崔지사에 대한 내사설을 암시한 것 같지만 검찰은 崔지사를 내사한 사실이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일부에서는 崔 지사가 당과불화를 빚었던 사례를 들면서 당운영과정에서의 소외가 탈당 계기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崔지사는 4.11총선 당시 입후보자 선정과 관련해 중앙당과의견해차이로 마찰을 빚었고 이로 인해 강원지역의 공천이 늦어졌으며 결과적으로 자민련은 목표의석수인 5~7석에 훨씬 미달하는 2석을 얻는데 그쳤다는 것이다.
또 총선이후 부총재직을 내놓은 과정에서도 다소 서운한 감정을가졌다는 설도 있다.그러나 당의 고위 관계자는“崔지사가 과도하게 많은 부총재 수를 줄이려는 당의 고충을 이해,스스로 자리를내놓았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야권후보 단일화가 金총재와 金총장라인에서 추진된 것이 결정적으로 그의 불만을 촉발했을 것으로 분석하는 인사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성격을 잘아는 고위당직자들은“그런 정도의 불만으로 탈당을 결행할 사람이 아니다”며“崔지사에게뭔가 문제가 생긴 것이 틀림없다”고 입을 모았다.
결국 崔지사가 당내 불화로 스스로 탈당했다기보다 그의 약점을파고든 여권의 집요한 공작이 주효했다는 의견이 자민련내에선 우세하지만 본인은 강력 부인했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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