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짚어보고 충격 체험부터 하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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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호 26면

사실 빚이며 신용 관리는 단숨에 되는 게 아니다. 하루 먼저 습관을 들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번 기회를 자녀와 가족의 신용교육 호기로 삼을 만한 이유다. 무엇보다 앞으로는 크레딧 뷰로(credit bureau)가 점점 강화된다. 신용점수에 따라 금융 차별화가 이뤄진다. 그러나 경각심은 부족하다.

가족 신맹(信盲) 막는 기회로

신용위 유재철 연구원은 “현장에서 절감하는데 ‘위험 무관심’이 가장 큰일”이라며 “모두가 돈을 벌고 싶어한다. 그런데 돈벌이는 위험과의 싸움이다. 하지만 수익률에만 집착하고 위험은 고려치 않는다”고 했다. 그는 “카드대란과 신불자 사태를 거치며 신용점수에 대한 인식이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기성 사회인들은 제대로 빚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다”고 덧붙였다. 부부가 함께 신용등급을 직접 알아보고, 빚 가계부를 써서 얼마나 위험관리에 취약한지 짚어보는 ‘충격 체험’이 중요하다.

유 연구원은 “소비를 줄이고 신용 마인드를 쌓는 게 잘 안 된다고 하소연하는 사람이 많다”며 “힘들면 ‘강제 인출’을 활용하라. 아예 월급에서 자동이체를 시켜 종자돈을 빼놓자”고 했다. 또 그는 “생애 재무설계에 신용관리를 철칙처럼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빚 관리→소비조절→종자돈 배가→노후자금 확대의 선순환으로 장기 재테크를 하라는 소리다.

자녀들에겐 먼저 용돈을 계획성 있게 줌으로써 ‘돈은 원하면 생긴다’는 환상을 뿌리 뽑아 주고, 심부름비 같은 성과급 리스트를 활용하며, 용돈기입장이라는 대차대조표를 통해 사후관리를 해주면 좋다. 다음으론 ▶비디오·책을 빌려 늦게 돌려주는지 ▶과소비 때문에 가족에게 꾸중을 듣는지 ▶군것질비를 아이가 친구들에게 내는지 ▶친구들에게 돈을 자주 빌리는지 ▶쓰지도 않을 물건을 사 놓는지 5계명을 점검한다. 14세 이상이면 발급받는 체크카드로 가계부를 대체할 수 있다.

‘신용을 중히 여기면 세상 어디서나 통한다(珍惜信用 通行天下).’ 30년 전부터 신용제도를 갈고닦아 국민의 금융·신용 IQ를 높인 대만에서 한 개인신용정보 회사를 방문했을 때 접한 문구가 지금도 눈에 아른거린다.



알아두면 유용한 사이트
신용회복위원회(위원장 홍성표)는 빚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인터넷 사이트(http://edu.ccrs.or.kr)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와 함께 개발한 ‘신용건강검진’ 코너는 내 빚이 어떤 수준인지 보여주는 ‘부채 경고등’, 자신의 신용수준을 4단계로 재볼 수 있는 ‘신용 사다리’, 신용에 금이 간 까닭과 해법을 제시하는 ‘원인과 처방’으로 돼 있다. 소속원들에게 신용관리를 원하는 학교나 단체는 오프라인 강의를 신청할 수 있다.

한국개인신용(KCB)의 올 크레딧(www.allcredit.co.kr) 사이트는 공인인증서를 통해 연 1회 무료로 신용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2만2800원을 내면 1년간 무제한 열람도 가능하다. 발급한 카드 숫자와 현금서비스, 평균치와 비교한 자신의 대출금액 등을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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