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증세 90代 할아버지 중풍 아내 살해뒤 자살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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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치매증세를 보이던 90대 할아버지가 자식들에게 부담이 된다며중풍을 앓고 있는 80대 아내를 목졸라 살해한 뒤 자신도 목숨을 끊으려다 실패한 사건이 발생했다.
16일 오후5시40분쯤 부산시금정구부곡2동 全모(62.사업)씨 집에서 全씨의 어머니 鄭모(83)씨가 자신의 방에서 스카프에 목이 졸린채 숨져있는 것을 全씨 부부가 발견,경찰에 신고했다. 아들 全씨는“이날 오후5시쯤 부근 병원에 갈 일이 있어 다녀오니 어머니가 방안에서 숨져 있었고 그 옆에 아버지(92)도 스카프를 목에 두른채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全씨는“2년전부터 약간의 치매증세를 보이던 아버지가 술을 마시면 어머니의 중풍이 심해지는 것을 마음 아파하면서.이렇게 살바에는 같이 죽자'는 말을 자주 했다”고 말했다.
숨진 鄭씨는 3년전부터 중풍을 앓아오다 3개월전부터 증세가 심해지기 시작했다.
3년동안 노모의 대소변을 받아왔던 全씨는“잠시 병원에 치료받으러 나가면서 인사한 것이 어머니에 대한 마지막 인사가 될 줄은 몰랐다”며 눈물을 흘렸다.
경찰은 당시 외부인의 침입 흔적이 없고 아버지 全씨가.같이 죽자'는 말을 자주 했다는 가족들의 진술에 따라 아버지 全씨가어머니 鄭씨를 먼저 스카프로 목졸라 살해한 뒤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던 것으로 보고,나이를 감안해 아버지 全씨를 불구속입건할 예정이다.

<부산=고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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