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조계사서 잠적 ‘촛불 수배자’ 5명 검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서울 조계사를 탈출해 은신 중이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 관련 수배자 5명이 5일 검거됐다. 경찰은 “5일 오전 1시45분쯤 동해시 묵호동의 한 호텔에서 수배자들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박원석·한용진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과 백성균 미친소닷넷 대표, 김동규 진보연대 정책국장, 권혜진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사무처장이 붙잡혔다. 함께 탈출했던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 등은 없었다.

수배자들은 지난달 29일 경찰의 감시망을 뚫고 조계사를 빠져나왔다. 경찰이 이들 소재의 단서를 포착한 것은 4일. 오마이뉴스가 박 실장의 인터뷰 기사와 사진을 실었다. 기사가 나간 후 사진 배경의 낙서로 봐서 인터뷰 장소가 서울 신촌의 한 찻집이라는 제보가 서울경찰청에 접수됐다. 이 카페를 탐문하던 경찰은 뜻밖의 성과를 올렸다. 박 실장이 인터뷰 후 신발을 이 카페에 놔두고 간 것이다. 이후 한 남성이 “혹시 신발이 있느냐”고 묻는 전화를 카페에 걸어 왔다. 경찰의 발신지 추적 결과 이 전화는 박 실장이 묵고 있는 인근 한 레지던스호텔의 내선 번호였다. 수배자들의 행적이 포착된 순간이었다. 경찰은 숙소 폐쇄회로TV(CCTV)와 방 수색 등을 통해 박 실장이 이용하는 차량과 휴대전화 번호를 알아냈다. 휴대전화 위치 추적 결과 박 실장은 동해시에 있었다.

12명이 동해시로 출동해 박 실장의 차량을 찾았다. 잠복해 있던 경찰은 차량에 다녀 가던 권혜진 처장을 검거했다. 이후 인근 호텔들을 뒤져 방 2개에 나눠 묵고 있던 일행을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 당시 이들은 100원짜리 동전과 1000원짜리 지폐를 판돈으로 고스톱을 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수배자들의 변호인 측은 “의심받지 않기 위해서 화투와 맥주를 시킨 것일 뿐 화투를 치지는 않았다”고 반박했다.

수배자들은 서울 종로경찰서로 압송돼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실로 향하던 박 실장은 취재진에게 “국민들이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일찍 잡혀 죄송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전원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야간에 불법 폭력시위를 주도한 혐의다.

수배자들의 변호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맡았다. 민변 소속 김남근 변호사는 “영장실질심사에서 촛불시위의 정당성을 밝히겠다. 야간집회에 관해서도 의견을 밝힐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배자들이 조계사에서 농성을 계속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탈출했다. 3일 기자회견을 계획했지만 경찰에 노출돼 취소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들 5명 외에 수배 중인 오종렬 진보연대 공동대표와 이석행 위원장, 김광일 다함께 운영위원, 주제준 진보연대 사무처장의 소재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 위원장이 9일 노동자대회 때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나오면 무조건 검거하겠다”고 말했다.

이충형·강기헌 기자

[J-HOT]

▶MB 통역중단 요청에 오바마 "난 '안녕하세요'만 하는데…"

▶통화스와프 '한방' 엊그젠데 "또 강만수냐"

▶'견원지간' 박정희-카터…'8년 애증' DJ-부시"

▶김택진 "8월에 늦둥이 아들, 석 달 몸조리 한 아내 윤송이가…"

▶인천 공항 속속 떠나는 외국항공사들

▶조성민-최진실 母, 재산권 공방 누가 승산 있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