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 폐회 이틀전 與野 쟁점 점검-안기부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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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폐회를 이틀 앞둔 제15대 정기국회는 안기부법과 노동법 개정이라는 마지막 장애물에 걸려 허우적거리고 있다.신한국당은 안기부법 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아래 16일 정보위에서 기습처리했다.그러나 노동법은 연내 처리 입장에서 내년 1월 임시국회 처리로 수정,안기부법과 분리처리키로 했다.야당은 안기부법 개정에 강력 반대하고 있어 막판 파란이 예상되나노동관계법 문제는 일단 대결국면은 피하게 됐다.
[편집자註] 고함.삿대질.몸싸움.16일 국회정보위 주변은 가시지 않는 구태로 시종 소란스러웠다.안기부법 개정안이 도착한 때문이다.오전10시 정보위 위원장실.국민회의 박상천(朴相千)총무는 여당이 안기부법 개정안을 이날 처리하지 않을 것과 공청회개최를 약속하지 않는 한 개정안 상정을 저지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자민련은 궤를 달리 했다.이정무(李廷武)총무는“우리 당은 실력저지를 원치 않는다”며“일단 상정해 심의토론에 들어가자”고 국민회의측을 잡아끌었다.당의 보수색깔 고수때문이었다.논란속에 신한국당 김종호(金宗鎬)위원장이 슬그머니 회의장으 로 향하자 일이 벌어졌다.국민회의 천용택(千容宅)간사는“지역구에서 대권도전을 선언한 분이 이래도 되느냐”며 위원장을 제지했고“육군중장출신은 점잖게 앉아있으라”고 金위원장도 맞대응.
국민회의측이 실력저지를 위해 권노갑(權魯甲)의원 대신 투입한김옥두(金玉斗)의원이 金위원장의 회의장 입장을 막았다.순간 서청원(徐淸源)총무가 나서“당신 이럴려고 여기 왔느냐”며 金의원과 충돌,서로 고함을 지르며 멱살잡이를 했다.직 접 몸싸움에 나선 여당총무.여권의 회기내 강행처리 압박감을 읽게 해준 셈이다.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으나 회의장 밖으로 간간이 고성이 새어 나왔다.낮12시15분쯤 의사봉을 세번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뭐하는 거냐”는 고함소리가 터졌다.
국민회의측 의사진행발언이 계속되자 김종호위원장이 개정안을 직권상정,“제안설명과 전문위원 검토보고를 생략,표결하겠다.찬성하는 의원은 일어서라”고 속사포를 쏘아댄뒤 여야의원 숫자대로“7대5로 가결됐다”고 통과를 선포해■버린 것.당시 정보위원인 서청원총무는 외부전화를 걸기 위해 나와 있어 실제 참석숫자는 6대5.국민회의측은 즉각“표결숫자도 틀린데다 제안설명등 사전절차를 무시한 날치기”라며 무효임을 주장했다.신한국당은“야당이 제안설명을 못하게 해 불가피했다”고 맞 섰다.신한국당은 전두환(全斗煥).노태우(盧泰愚) 두 전직대통령 2심판결과 일가 17명탈북가족 기자회견(17일)으로 여론이 한눈 파는 사이 뚝딱 해치울 생각인 듯하고 국민회의는 실력저지로 맞설 태세여서 본회의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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