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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의영화>KBS2 "헨리5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5면

헨리5세(1387~1422).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백년전쟁(1337~1453)이 한창이던 1413년 약관 26세에 아버지헨리4세의 뒤를 이어 왕위에 등극한 인물.
청년시절 난폭한 성격에 흥청대며 노는게 능사였고,매사 무익한일에만 몰두해 학문과는 완전히 등지고 살았던 그였지만 막상 국정을 맡고나서 전혀 다른 사람으로 탈바꿈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1599년 헨리5세를 기리는 전기를 쓰면서 신이 자신에게 내린 재능을 마음껏 발휘해 헨리5세의 혀와 입술에 잊을 수 없는 많은 대사를 불어넣었다.14일 오후2시50분 KBS-2TV 전파를 타는.헨리5세'는 바로 이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셰익스피어 전문 감독.배우인 영국의 케네스 브래너가 영화화한 것이다.명성에 걸맞게 연극과 영화가 결합한 새로운영상물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애진코트에서의 대혈투장면이 인상적.5배나 많은 프랑스군대와 맞선 헨리5세가 결연에 찬 진군가를 외치는 장면,전투가 끝나고.모든 것은 신의 영광'이란 아카펠라 남성 합창이 울려나오는 장면등에서 감독이 재창조해낸 셰익스피어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케네스 브래너 자신이 헨리5세로 직접 출연,열연하며 그의 실제 부인이었던 에마 톰슨이 프랑스의 공주 카트린으로 등장한다.또한 영국의 셰익스피어 전문배우들이 대거 조연을 맡아 극의 품격을 높였다.
89년작.90년 제62회 아카데미 의상상을 수상했다.감독상과남우주연상 후보로도 올랐으나.7월4일생'의 올리버 스톤과.나의왼발'의 대니얼 데이 루이스에게 아깝게 자리를 내줬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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