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변액연금보험 "미워도 다시 한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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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일러스트레이션=강일구 ilgoo@joongang.co.kr


◆주가 하락으로 손실 많아

생명보험협회가 3일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판매한 지 1년이 넘은 것으로 순자산가치가 1000억원 이상인 변액연금상품의 펀드는 모두 35개였다. 이들 펀드 중 최근 1년간 이익을 낸 것은 3개로 모두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였다. 메트라이프생명의 (무)마이펀드변액연금 채권형이 4.86%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삼성생명의 삼성변액연금 채권형은 3.96%였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까먹지 않았다는 것이 다행이라지만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보다 못한 수익률이다. 이는 금융시장 불안으로 시중 금리가 오르면서 채권값(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주식에 투자한 펀드의 수익률은 더 나쁘다. 지난해 11월 1일 2063.14이던 코스피지수가 올해 10월 31일 1113.06으로 46%나 하락한 것을 감안할 때 손실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SH&C생명의 노블레스변액연금 베스트주식형 등 5개 펀드는 최근 1년간 수익률이 마이너스 30%대였다. 주식 편입 비율이 30% 이하인 펀드는 10% 정도, 편입 비율이 높은 경우는 20%가량의 손실을 입었다. 올해 초나 중반에 만들어진 것 중 중국이나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는 40% 이상 손실을 본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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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관리할까

회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변액연금보험은 채권형과 주식형 등 6~7개 펀드를 선택할 수 있다. 1년에 12번까지는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고 펀드를 변경할 수 있다. 투자 금액 전액을 바꿀 수도 있고 적절하게 배분할 수도 있다.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일 때는 채권형의 비중을 높이고, 오를 때는 주식형에 주력하는 것이 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주식형이나 채권형 모두 지금보다는 수익률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생명 경인FA센터 신호영 센터장은 “매월 일정액을 내는 변액연금보험은 적립식 펀드와 유사한 상품”이라며 “주가가 떨어졌을 때 주식 매입 단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주가가 오르면 상당한 수익률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 조재영 FP센터장은 “현재 주가가 바닥을 다지는 상태라 주식 편입 비율이 50% 이하인 펀드에 들어 있는 경우 현재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게 좋겠다”며 “해외형이 있다면 일부를 채권형으로 돌리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새로 가입하는 경우라면 일단 채권형에 넣은 뒤 주가가 상승세를 탈 때 주식형으로 갈아타는 방법도 있다. 교보생명 경인재무설계센터 최영 센터장은 “정부 대책에 따라 시장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이 오른다”며 “그 이후엔 주식 편입 비율이 높은 성장형으로 갈아타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급하게 돈이 필요하면 해약을 하는 것보다는 약관 대출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 해약을 하면 평가 손실이 확정되고 각종 사업비까지 떼기 때문에 손실이 더 커진다.

김원배 기자 , 일러스트레이션=강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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