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유학한 세계적 海運재벌-둥젠화 누구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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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국 중앙정부와의 협상에서 결코 나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그렇다고 대항정책을 펼치겠다는 뜻도 아니다.적절한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 97년7월부터 중국으로 반환되는 홍콩특별행정구를 이끌어갈 초대 홍콩 행정장관에 선출된 둥젠화(董建華)가 출마당시 밝힌 정견이다.
자치를 통한 1국 2체제 실험장인 홍콩의 대표로서 입법국 의원 선출과 언론자유등 산적한 문제를 중국과 협상을 통해 풀어가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대다수 홍콩인들은 董의 이 발언을 액면 그대로 믿으려하지 않는다.
그가 너무 친(親)중국적이기 때문이다.우선 그는 베이징(北京) 권력핵심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초대 행정장관에 선출됐다. 또 지난 85년에는 세계적인 불황으로 인해 자신의 기업인 동방해운이 무너질 위기에 처하자 중국으로부터 약 1천억원에달하는 지원을 받아 회사를 살려낸 이력도 갖고 있다.
따라서 그가 중국의 강력한 외풍에 맞서 독자적인 정책을 구사하리라는 기대는 할 수 없다는게 중론이다.
그러나 그는 영국에서 유학,서구적인 교육을 받은 합리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또한 강직한 성격을 갖고 있어 베이징의 충실한.예스맨'으로 머무르지 않을 것으로 일부 사람들은 기대한다. 홍콩의 세계적인 해운왕 둥하오윈(董浩雲)의 아들로 상하이(上海)에서 태어난 그는 79년부터 사업 일선에 뛰어들어 아버지에 이어 세계적인 해운업자로 자리를 굳혔다.
재벌그룹의 회장에다 홍콩.미국경제협력위 위원장,홍콩.일본재계협력위위원,워싱턴 전략연구소 국제위원등 화려한 직함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침착하고 온화한 성격에 영어는 물론 광둥(廣東)어와 베이징어를 모두 구사하며 홍콩 재계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다.슬하에2남1녀를 두고 있으며 사돈부인이 한국인이어서 한국에 대해 친근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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