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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공부] “외동아이, 혼합 연령반 보내면 사회성 발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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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여대부속 성신유치원 원아들이 자유선택활동(음율 영역)으로 다양한 악기를 다루고 있다. [사진=전민규 기자]

자녀의 유치원 입학을 앞둔 부모들이 본격적인 준비를 해야 할 때다.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은 우리 아이에게 꼭 맞는 유치원을 고르는 일이다. 유치원마다 교육 과정이나 환경·교육비 등이 달라 선택이 쉽지 않다. 인기 있는 유치원은 대기자가 많으므로 미리 유치원의 특성을 파악해 서둘러야 한다. 성신여대 유아교육과 이문옥(성신여대 부속 성신유치원 원장) 교수는 “유치원의 교육철학·교육환경·아이의 연령이나 발달 수준·성격 등을 고려해 정하는 게 최선의 선택”이라고 조언했다.

외동아이 만 3세 입학 바람직 유치원은 만 3세부터 입학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만 3세에 입학해 3년을 보내거나 만 4세부터 2년간 다니는 경우도 있다. 한국메사연구소 정미숙 소장은 “유치원 입학 시기는 자녀의 성격이나 그동안의 양육환경을 고려해 결정하는 것이 좋다”며 “외둥이거나 내성적인 성격이거나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기회가 적은 자녀라면 만 3세에 입학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거주지와 가까운 유치원을 찾고 싶다면 교육과학기술부 홈페이지(www.moe.go.kr)에서 지역교육청을 방문하면 된다. 공립인지 사립인지 등을 고려해 유치원 3~4곳을 정한 뒤 유치원 홈페이지나 전화 상담을 통해 자료를 수집한다. 성신유치원 윤향미 원감은 “해당 유치원에 보냈던 선배 엄마들의 경험담을 참고할 것”을 권했다. 유치원을 선택할 때는 아이와 같이 가서 어떤 느낌인지 대화를 해 보는 게 바람직하다.

상담할 때는 교육 과정의 특징, 방과 후 특별 프로그램, 전체 학급 수와 교사 수, 성별 비율 및 담당 교사 수, 급식(간식) 방법, 셔틀버스 운행 여부, 등록금 등을 확인해야 한다. 윤 원감은 “연령에 맞고 오감 활동을 할 수 있는 놀잇감이 풍부한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교육에 투자를 많이 하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 과정 특징 파악해야 유치원은 공립과 사립·초등 병설, 사대 부속 유치원 등이 있다. 공립은 국가에서 교육비를 지원해 줘 등록금이 3만원대로 싼 것이 장점이다. 국가가 정한 교과 과정에 따라 운영되며 교사 대부분이 임용고사로 선발되는 게 특징이다. 대학 부속 유치원은 경쟁률이 높다. 해당 학교의 유아교육학과에서 전문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어서다. 이 교수는 “대학 교수진이 연구한 성과를 바로 교육현장에 적용하고, 교내 학과 학생들이 실습을 나와 인력이 풍부한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놀이 중심의 교육이 특징이다.

정 소장은 “유치원마다 추구하는 교육 방향이나 교사의 질, 특성화 내용 등이 다르기 때문에 아이의 적성을 고려해 선택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정규 유치원은 대부분 국가 교육 과정에 따라 운영되지만 간혹 몬테소리나 특정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내세우는 곳도 있다. 정규 유치원 과정이 끝난 뒤 미술이나 체육·영어 등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유치원도 있다. 교사 대 아동 비율은 유치원 선정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다. 일반적으로 교사 대 아동 비율이 낮을수록 교육 효과가 크다고 하지만 아이의 도전의식이나 표현력에 따라 대규모 수업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우뇌 발달한 아이, 교사 많은 유치원 좋아 자녀의 성향이나 적성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토대로 유치원을 골라야 한다. 처음 유치원에 간 아이라면 적응을 고려해 유치원에서 보내는 시간을 늘려 가는 것도 지혜다. 외동아이라면 혼합 연령반이 있는 곳에서 돕고 나누는 마음을 배울 수 있도록 한다.

정 소장은 “우뇌적 능력이 발달한 아이를 통제가 심한 곳에 보내면 오히려 고집 세고 산만한 아이가 될 위험이 있다”고 조언했다. 또래에 비해 독창성과 상상력이 매우 뛰어난 아이가 교사와 개별적 소통이 어려운 대규모 수업에 참여하면 집중력이 낮아져 학습에 흥미를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1명보다 2명 이상의 교사가 지도해 소통이 잘되는 유치원을 고르는 게 낫다.

내성적이고 적응을 잘 못하거나 응석받이 아이는 교사 수가 많은 유치원을 선택한다. 소심한 아이는 규모가 작고 활동이나 놀이 중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 좋다. 아이들이 많으면 오히려 부담을 갖게 된다. 부모가 아이의 특성이나 발달 정도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면 신뢰도 있는 전문적인 검사를 해 보는 게 좋다.

글=박정현 기자
사진=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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