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반만의 컴백 … 가수 김종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2면

“많이 그리웠어요. 팬들 앞에서 노래하는 그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무대를 떠나 있는 동안 새삼 느꼈습니다.”

‘한 남자’의 가수 김종국(31·사진)이 돌아왔다. 새 앨범 ‘히어 아이 엠(Here I Am)’을 들고서다. 2006년 4월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한 이후 2년 반만의 컴백이다.

‘한 남자’ ‘사랑스러워’ ‘제자리걸음’ 등 지금까지 숱한 히트곡을 냈던 김종국답게 이번 앨범도 순항 중이다. 지난주 음반 발매 직후 타이틀곡 ‘어제보다 오늘 더’가 벅스뮤직 등 온라인 음악사이트에서 1위를 차지했고, 음반 판매량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아이돌 그룹이 주도하는 댄스곡 경쟁 속에서도 ‘김종국표’의 애절한 발라드는 변함없는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 앨범에는 모두 14곡이 담겼다. “100곡이 넘는 노래를 받아 반년 동안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골랐다”는 그는 “새로운 창법이나 화려한 기교를 뽐내기보다 팬들이 가수 김종국에게 바라는 음악으로 채웠다”고 설명했다.

호소력 짙은 예의 하이톤 음색은 이번 앨범에서 더 성숙해진 느낌이다. 영원한 사랑의 약속을 담은 ‘어제보다 오늘 더’는 익숙한 멜로디로 귀에 착착 감긴다. 아름다운 사랑 고백을 애틋한 언어로 그려낸 ‘고맙다’, 보사노바 풍의 ‘어떤 사람 어떤 사랑’, ‘웅장한 오케스트라와 신시사이저 연주가 곁들여진 ‘이제는 안녕’까지, 이번 음반은 메마른 가슴을 적시는 따뜻한 느낌의 노래로 채워졌다.

“제 노래가 누군가의 아픈 마음에 약이 되고, 누군가에겐 고백을 대신할 수 있는 고백의 언어가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좋은 노래를 부르겠습니다.”

그는 “평생 지고 갈 마음의 빚”이라며 입대 전 병역기피 논란에 휘말렸던 때를 떠올렸다. ‘근육맨’, ‘터프가이’로 유명한 김종국이 현역으로 입대하지 않자 의구심을 품는 이들이 많았던 것.

“20세 때 받은 징병 검사에서 허리디스크로 4급 판정을 받았어요. 판정받은 대로 복무하면 된다고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는 “너무 힘들었다. 법을 어긴 것은 아니지만 김종국의 ‘건강한 이미지’를 사랑했던 팬들에 실망을 안겨준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다시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면 재검을 받고 박박 우겨서라도 현역으로 가고 싶다”며 “요즘 입대를 앞둔 후배 연예인들에게 ‘가능하면 현역으로 가라’고 당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2년 동안의 공익근무요원 생활이 인생에서 가장 값진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서울 용산구 효창종합사회복지관에 소속 공익근무요원으로 지역 독거 노인들을 돌보았다. “연예인으로 살 때는 모르고 살았던 많은 것들을 배웠어요. 제가 돌보던 할아버지·할머니들께서 ‘자식들보다 네가 낫다’고 손을 꼭 잡아주실 때 보람을 느꼈어요.”

글=이에스더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