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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리포트>유럽 이중국적 알선업체 성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이중국적'을 취득케 해주고 커미션을 받는 사업이 영국을 비롯한 구미 각국에서 성업중이다.
.이코노미스트'등 영국의 주간지에는“제2의 여권을 발급받아 무거운 세금에서 탈출하라”는 선전이 매주 10여개씩 버젓이 실린다. 모두 이중국적 알선업체들의 광고인 것이다.
이들 업체는 바하마.모리투스등 이름조차 생소한 아프리카 혹은남미 중소국가들의 국적을 합법적으로 얻게 해준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심지어 인터넷을 통해 광고를 내고 있는 T사는 국적은 물론 가짜 출생증명서까지 만들어주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처럼 유럽인들이 구태여 제3국 국적을 취득하려는 이유는 무엇보다 합법적으로 세금을 포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외국인이 자국내에서 6개월 이상 거주하지 않을 경우 소득세등을 면제해주고 있다.
따라서 사실상 거주지가 영국이라 하더라도 제3국 여권을 소지한채 6개월 이상 해외에서 체류했다면 최고 40%에 달하는 소득세를 한푼도 내지 않을수 있는 것이다.
이외에 제3국 여권을 소지하면 여행.거주및 취업면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할 때가 있다.
예컨대 양국간 외교문제로 인해 원래 국적으로는 입국이 불가능할 경우 제3국 여권을 갖고 있으면 상대국에 들어갈 수도 있다. 현재 적대관계에 놓인 미국과 리비아의 경우가 바로 좋은 예다. 또 이중국적 알선업체들은“제2의 여권이 이슬람 원리주의자등의 테러등 상황에서 목숨을 구해줄 수도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만약 중동 테러단들에 의한 여객기 납치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여권을 잘못 보였다가는 그 자리에서 살해될 수 있다는 논리다. 이같은 변칙적인 사업이 성행할 수 있는 까닭은 후진국들이공공연히 돈을 받고 국적과 함께 여권을 내주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는 외국인에게 국적을 부여하는 것을 일종의 수지 맞는 사업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이중국적 취득에 필요한 비용은 나라마다 다르지만 약 5천~1만파운드(7백만~1천4백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런던=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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