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양식활어 '제주자연산' 둔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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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횟집에서 큰 맘 먹고 참돔.복어등 고급 활어회를 주문했을 때국내에서 양식이 안되는 어종이라 해서 자연산이라고 믿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다.
일본.대만등지에서 다량 수입된 양식 활어들이 국내 자연산으로둔갑해 횟감으로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횟집들은 가격이 자연산의 50~70%에 불과한 수입 양식 활어들을 자연산과 구분하지 않고 수입가의 4~5배에 이르는 비싼 가격에 팔고 있다.소비자들은 그만큼 .바가지'를 쓰는셈이다. 참돔의 수입가격(1백% 관세 포함)은 ㎏당 1만5천원선.2만2천원인 제주 자연산의 68.2%에 불과하다.수입 참돔은 횟집에선 자연산과 마찬가지로 ㎏당 5만~6만원정도에 팔린다. 최고의 횟감으로 꼽히는 복어 역시 수입가가 ㎏당 3만6천원으로 국내 자연산(7만원)의 절반가량에 불과하지만 소비자 가격은 똑같이 12만~13만원선이다.
.다금바리'와 비슷한 능성어의 경우 수입가격은 1만9천원선이지만 소비자 가격은 8만~9만원으로 4배이상 비싸다.
제주도의 경우 올들어 수입된 이들 고급 활어는▶참돔 41.5▶능성어 0.7▶복어 2.6▶조피볼락 1등 45.8에 이르고 있다.수입액만도 42억원어치.
제주수협을 통해 위판된 자연산 양은▶참돔 65▶복어 3.7▶능성어 3.5등으로 수입산이 자연산의 63.4%에 이른다.
이처럼 양식활어 수입이 많은 것은 싼 가격 외에도 소비자들이수입산을 자연산과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더구나 수입 양식 활어는 농산물과 달리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어서 원산지 표시도 하기힘들어 쉽게 자연산으로 둔갑하고 있다.
.구분쟁이'로 불리는 능성어는 미식가들에게 인기가 높은.다금바리'와 너무 비슷해 구별하기 힘들다.
돔도 자연산이 붉은 색깔을 띠는 반면 수입산은 검은 색을 띠지만 일반인은 구분하기 쉽지 않다.
〈제주=고창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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