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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選후보 2회 TV토론-與野총무 원칙.합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여야는 대통령후보간 TV토론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이로써내년 대선에선 TV토론이 큰 변수로 등장하게 됐다.여야3당총무등은 제도개선협상에서 이같이 합의하고 토론의 참가대상을 교섭단체 후보 또는 당선권 근접후보로 제한키로 했다.여 야는 방송법에의 토론명기 여부,잠정적으로 2회로 정한 토론횟수등에 대해 마지막 절충을 벌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사상최초의 대선 TV토론이 확정되면 후보선정의 기준부터 달라질 것으로 본다..흠결없는 전력(前歷)'의 가중치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여당의 한 중진의원은“과거정권에서의 행보,병역,가족관계,재산축적 과정과 각종 경력이 도마위에 오를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 막바지 TV토론(SBS)에서 무소속박찬종(朴燦鍾)후보가 유신전력에 대한 조순(趙淳)후보측의 공세에 타격을 받은게 좋은 예.朴신한국당고문은“15년전에 털어놓은사실을 마치 숨겨온 것처럼 새롭게 포장당했다”며“ 전력시비 올가미에 걸려든 가장 아쉬운 사건”으로 당시를 정리한다.
영상매체의 특성상 후보의 이미지와 말솜씨가 보다 중요하게 될것 또한 분명하다.
비교적 정치에 무관심한 계층공략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60년 미국대선 당시 6%차이로 앞서가던 공화당의 닉슨은 TV토론후 케네디에게 0.1%차이로 역전패했다.닉슨의 패배는 훌륭한 화술에도 불구하고 시종 창백한 표정으로 비쳐진 반면 케네디는 말끔하고 정력적 이미지를 던져준 TV화면 탓 이란게 통설이다.
80년 레이건은“경쟁자의 어린 나이와 미숙한 경험을 선거이슈로 삼을 생각은 없다”는 등의 능란한 말솜씨와 유머로 고령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카터를 제압했다.
TV토론이 미국 대선의 최대 이벤트로 꼽히는 반면 대선을 정치 쇼로 만든다는 일부 부정론이 제기되기도 한다.
동시에 TV토론을 도입하더라도 실현까지는 어려움이 많다는 점도 지적된다.예컨대 지지율이 앞서가는 후보가 뒤처지는 후보에게역전기회가 될 수 있는 토론을 하려고 하겠느냐는 것이다.토론후보 선정에서의 모호한 기준도 걸림돌이 될 수 있 다.
TV토론이 성사될 경우 정책판단 능력도 매우 중요한 판단기준이 될 전망이다.선진국은 복지.세금.환경.범죄등에의 입장차가 당락을 가른 사례가 부지기수다.그러나 이부분도 노선이 분명치 않고 인기있는 정책은 모두 공약에 포함시키는 우리 풍토에서는 엄격한 검증장치가 마련되지 않는한 정책대결을 어렵게 한다는 점이 문제다.
그럼에도 차기대통령은 남북관계.경제난등의 과제를 안게되는 만큼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하고 이를 위해 국정전반에 정리된 식견은 필수요건으로 꼽히고 있다.
TV토론에 대해 차기 대선주자들은“TV토론은 시대의 흐름”이라고 환영한다.특히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는“92년 대선에서 TV토론이 이뤄졌다면 승리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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