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고급화 생선도 手製品 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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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주부 박인화(31.서울 봉천동)씨는 지난주말 노량진수산시장에갈치를 사러갔다가.이상한 일'을 경험했다.
보통 생갈치 한마리(80㎝짜리)에 8천원에 팔고있는데 바로 옆에 낚싯바늘이 입에 꿰여 있는 갈치는 이보다 되레 2천원(25%)이 비싼 1만원을 받고 있었다.
공산품의 경우 대량생산된 제품보다 주문 생산품이 비싸듯 이처럼 갈치도 그물로 대량으로 잡는 .먹갈치'.망갈치'보다 낚시로잡은 수제(手製)품인 이른바 .낚갈치'.낚시태(생태)'가 훨씬.센'값을 받고 있다.
노량진수산시장의 경우 이달들어 하루평균 갈치 반입량은 20(원양산 냉동물 포함).이 가운데 낚갈치가 절반이 넘는 10여에이르고 있다.특히 올들어서는 국내에서 잡힌 갈치 물량의 70%가 낚갈치일 정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는게 업 계의 분석이다. 대중성 어종인 갈치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안강망(鮟鱇網)으로잡았으나 5,6년전부터 제주도를 중심으로 낚시(연승어업 포함)를 이용한 갈치잡이가 성행하기 시작,요즘은 남해.거문도.삼천포등 거의 전해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그물로 잡은 갈치는 표면의 은빛비늘이 훼손되는데다 어획과정에서 고기가 스트레스를 받아 육질이 떨어진다”면서“이때문에 낚갈치를 찾는 손님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말했다.
낚갈치는 갈치에 낚싯바늘이 그대로 꽂혀있는 것이 특징이다.바늘을 빼려다 생채기가 생기면 상품가치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바늘이 바로 신선함과 고급품임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광진수산의 이시우차장은“국내에서 어획되는 수산물이 인력난등으로 수입품과 가격경쟁력이 없는데다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로 접어들면서 소비자들이 점차 품질을 우선해 찾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같은 생선이라도 다양한 방법 을 통한 고부가가치 수산물이 앞으로 급속히 확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시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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