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맥 막는 지방찌꺼기 제거 腦卒中 수술로 예방 가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기 시작하면 뇌졸중을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한국인 사망원인 제2위 질환이며 살아남더라도 식물인간.반신불수등 심각한 후유증이 남기 일쑤인 뇌졸중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삼성의료원 이병붕(李秉鵬.혈관외과)박사팀은 최근 국내에서 개최된 제1회 경동맥(頸動脈)국제심포지엄에서 국내최다인 45건의경동맥 내막절제술 성공사례를 발표했다.경동맥 내막절제술이란 동맥경화로 좁아진 경동맥의 내막을 외과적 수술로 제거해 뇌졸중 발생을 예방하는 치료법.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혀 생기는 허혈성(虛血性)과 뇌혈관이 터져 생기는 출혈성(出血性)등 두가지 유형인데 이중 경동맥 내막절제술로 예방할 수 있는 뇌졸중은 허혈성.동맥경화증으로 혈관이좁아지거나 혈관벽에서 떨어져나온 혈전이 뇌혈관을 막아 생기는 허혈성 뇌졸중은 고지방식등 식생활의 서구화로 국내 뇌졸중 환자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경동맥은 목에 위치하며 뇌혈관의 뿌리를 이루는 동맥으로 전체허혈성 뇌졸중 환자의 80%가량에서 좁아져 있다(그림참고).
그렇다면 자신의 경동맥을 점검해야할 대상은 누구인가.
조지타운의대 교수 출신으로 지금까지 1천사례 이상의 경동맥 내막절제술을 집도해온 李박사는 허혈성 뇌졸중의 고위험군으로 고혈압,흡연,50대이상 연령,혈중 콜레스테롤치가 높은 사람,비만등을 꼽았다.
대표적 경고증상으론▶손이 말을 잘 듣지 않아 세탁기 버튼을 누르거나 자동차 키를 돌리기 어렵거나▶말을 하고 싶으나 혀가 돌아가지 않으며▶갑자기 한쪽 눈이 잘 보이지 않다가 좋아지는 것이다. 고위험군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동맥조영술이나혈관초음파를 통해 경동맥 협착여부를 점검해야 하는데 경동맥 내부지름의 70%이상이 지방찌꺼기인 죽종(粥腫)으로 막혀 있으면수술대상이 된다.수술시간은 2시간 남짓,1주일간의 입 원기간이필요하다.동시에수술도중 떨어져나온 혈전으로 오히려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가능성이 2%정도나 되는 고난도 수술이다. 이때문에 단순히 뇌졸중 예방을 위해 수술을 받아야 하느냐는반문도 가능하다.
그러나 李박사는“최근 삼성그룹사 간부 3백여명을 대상으로 경동맥의 지름을 측정한 결과 18.5%가 경동맥이 좁아져있는 협착증세를 보였다”며“수술대상자는 경고증상이 나타난 뒤 첫 1년이내 20%에서 뇌졸중이 발생하며 그후 매년 6% 씩 발생률이증가하므로 5년이내 뇌졸중이 나타날 확률은 50%나 되는 반면수술은 단순한 약물치료보다 뇌졸중 발생률을 10배나 줄여준다”며 경동맥 내막절제술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홍혜걸 전문기자.의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