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흥행영화 비디오 출신 봇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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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한국영화는 개봉된지 한두달이면 대개 비디오가 출시되는데 할리우드 흥행대작(블록버스터)은 왜 극장개봉후 반년 가까이 지난 뒤에야 비디오로 볼 수 있을까.답은 극장흥행을 보장해주기 위한.홀드백(비디오출시유예기간)'규정이 블록버스터의 경우 확실히 지켜지기 때문이다.재개봉관.지방흥행까지 완전히 끝난 뒤에야 비디오를 풀도록 미국 본사에서 직접 규제하다 보니 출시까지 약 6개월이 걸린다는 것이다.
이같은 홀드백기간을 막 넘긴 블록버스터들이 겨울방학 대목인 12월을 앞두고 대거 쏟아져나와 비디오팬들을 즐겁게 해줄 전망이다. 데미 무어가 알몸연기를 선보여 작품성과 무관하게 화제를모았던 오락물 .스트립티즈'(콜럼비아)가 20일 출시되는 것을필두로 29일에는 .토이 스토리'(브에나비스타)와 .미션 임파서블'(CIC)이 각각 선보인다.
올초 개봉됐던 .토이 스토리'는 꼬마주인의 맘에 들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장난감인형들의 세계를 징그러울 정도로 매끄러운 컴퓨터그래픽으로 그려내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도 무릎을 치며 봤던 영화.또 .미션 임파서블'은 첩보원의 비밀명단 을 무기상에게 팔아넘기는 이중간첩과 CIA특공대의 대결을 그린 스릴러로 톰 크루즈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와 시속 1백40마일의 풍속을 동원한 TGV위의 이동장면등이 볼거리.
이어 12월1일에는 007 17탄인 .골든 아이'가 출시된다.89년 .살인면허'이후 7년만에 제작된 007영화로 5대 제임스 본드로 첫 등장한 피어스 브로스넌과 그를 시종 쫓아다니는행동파 본드걸 이자벨라 스코룹코의 활약이 볼만하 다.또 12월20일에는 숀 코너리와 니컬러스 케이지 콤비가 치명적 독가스를무기로 미정부를 협박하는 퇴역대령(에드 해리스)에 맞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더 록'(브에나비스타)이 선보인다.
이밖에 연기파 스타 로버트 드 니로와 알 파치노가 연기대결을벌이는 액션누아르 .히트'(드림박스)가 10일,멕 라이언.덴젤워싱턴의 열연이 돋보인 전쟁드라마 .커리지 언더 파이어'(폭스)가 16일 출시될 예정.
출시업체들은 이들 블록버스터로 올해 마지막 대목을 잡기 위해유례없는 물량공세를 펼칠 계획이다..토이 스토리'는 지금까지 국내최고였던 .라이언 킹'의 24만장을 넘어서는 25만장을 출시키로 했고 나머지 작품들도 극영화로는 최고수준 인 10만장이상을 내놓을 계획.
할리우드대작의 파상공세에 맞서 한국영화로는 .박봉곤 가출사건'(SKC)이 12월9일 출시돼 외로운 싸움을 벌일 듯.스피디하면서 탄탄한 내용전개와 안성기의 능글능글한 코믹연기가 주부들에게 어필할만하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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