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로산다>천재만 뽑는 MS식 인재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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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세계 소프트웨어업계의 황제로 불리며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거머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빌 게이츠(41)회장은 철저한 고급두뇌 신봉자다.그래서 머리 좋은 사람만 채용한다.머리는 곧 아이디어라는 신념,즉.마이크로소프트 웨이' 기업문화가 MS신화를 창조했다고 이달중 미국에서 출간될 예정인.마이크로소프트 웨이'(Microsoft Way)의 저자 렌달 스트로스는지적한다.
미국에서는 톡톡 튀는 천재(天才)직원이 많으면 기업의 인화를해칠 우려가 있다는 통념이 널리 퍼져 있다.지금도 1명의 천재보다는 10명의 평범한 직원이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도록 하는 것이 낫다는 일반론이 우세하다.
하지만 이런 얘기는 빌 게이츠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매년 12만명 이상의 고급두뇌들이 입사원서를 내지만 소수의.슈퍼스마트(Supersmart)'만이 MS의 높은 입사 문턱을 넘을 뿐이다.빌 게이츠는 활동적이고 자기 생각을 거침없이 발표하며 도전에 직면했을 때 신속하게 대처할 능력이 있는 브레인을 슈퍼스마트라고 생각한다.
하버드대에 다니다 소프트웨어(SW) 개발에 몰두하려고 자퇴한빌 게이츠는 자타가 공인하는 천재.그는“지력(知力)은 곧 무한한 가능성”이라며“창의성과 좋은 두뇌를 가진 엘리트에게는 기술을 금방 가르칠 수 있지만 머리 나쁜 사람에게는 이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이런 인사정책으로 뽑은 1만5천여명의 직원이 연간 86억달러의 매출에 20억달러의 순익을 올리는 원동력이라는 얘기다.그는 20명의 브레인이 자신을 등진다면 MS는 하루아침에 별볼일 없는 회사가 될 것이 라고 말하기도 한다.빌 케이츠는 81년 회장에 취임한 이래 지금까지 줄곧 엘리트만을 고집하는 독불장군식 경영으로 도스.윈도등 세계 컴퓨터업계를 주름잡는 운영체제(OS)를 개발했다.그는 새로운 지식을 즉시 자기것으로 만들고 현장에서 날카롭게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으며 프로그램의 원리를 훤히 꿰뚫어 보는 사람을 베스트 프로그래머라 생각한다.바로 슈퍼스마트의 척도다.
그는 직원채용 면접에는 만사를 제쳐두고 직접 참여하려고 노력한다.MS의 자산은 자신과 직원들의 머리뿐이라는 판단에서다.프로그래머를 면접할 때 이들이 전에 무슨 SW를 만들었느냐에는 별 관심이 없다.경험보다는 장래성에 더 많은 점수 를 준다.메인프레임 전문가보다 수학.물리학등 순수학문을 공부한 사람들을 선호하는 것도 이들이 첨단분야에 대한 적응이 훨씬 빠르다고 믿기 때문이다.그 스스로도 약간의 편견이 있음을 실토하지만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다른 곳에서 최고가 아닌 사람은 MS에서도 결코 1등을 할 수 없다는 그의 경영철학은 미국 시애틀 본사 곳곳에서 꿈틀거린다.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의지력과 사원의 지능이 곧 MS신화의 열쇠다.
지독한 엘리트주의자라는 비난도 받고 있는 빌 게이츠.그러나 SW는 살아 있는 지능이라는 그의 신조가 일궈낸 MS사의 영광앞에는 오히려 높은 입사 문턱을 넘으려는 젊은 두뇌들이 늘어날뿐이다. <양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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