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이헌재 같은 분 어디 없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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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에서 27일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팀 운영과 관련,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당 고위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다. 당내에서 경제팀 교체론이 논란이 되는 와중에 나온 의견들이다.

27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희태 대표(右)가 홍준표 원내대표의 옷매무새를 바로잡아 주고 있다. [김형수 기자]

◆“카리스마 필요”=홍준표 원내대표는 라디오에 출연해 “만약 다시 (인재)틀을 짠다면”이라는 전제하에 “경제 관료만큼은 정권에 상관없는, 옛날의 이헌재 같은 그런 분이, 카리스마 있는 분이 들어와서 좀 국민을 안심시켜 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정부에서 일한 사람들 중에서도 유능한 사람을 선발, 일을 맡겨야 한다”며 “경제(분야) 장관 같은 경우엔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 때 (사람들 중에도) 유능한 사람이 많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홍 원내대표는 현 시점에서의 경제팀 교체엔 반대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최고위원회에 참석해 “지금 경제장관을 교체하면 인사청문회로 한 달 이상 장관 공백 상태가 된다”며 “경제장관 교체 요구는 잘못된 상황 판단”이라고 말했다.

◆“경제팀 운영 바꿔야”=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이날 “금융위기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 점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기획재정부 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등이 모여 거시경제 정책을 협의하는 ‘청와대 서별관회의’를 계속할지, 대통령이 직접 (경제) 수장을 할지, 아니면 여야가 다 참여하는 구조로 할지 따져봐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하지만 임 의장도 강만수 경제팀에 대한 경질 요구에 대해선 “정부·여당의 대응 능력 문제이지, 한두 명의 평가 문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MB 권한이지만”=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인사에 대해 나는 말할 게 없다”면서도 “경제팀 교체 얘기가 나올 순 있지만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한창 위기 극복을 위해 힘쓰고 있는데 지금 바꾸는 것은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반면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이 끝난 뒤 기자들이 경제팀 교체론에 대한 견해를 묻자 “대통령이 인사권자니까 대통령이 알아서 판단하실 문제”라고만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최근 측근들과 만난 자리에선 “정부가 정말 솔직하게 어렵다고 국민에게 고백하고 ‘극약 처방을 할 테니 도와달라. 힘을 모아달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궁욱 기자 ,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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