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미디어 새 메카 ‘상암 DMC 시대’ 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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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가 정보기술(IT)·미디어 업체들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한때 난지도 쓰레기매립장 바로 옆에 위치해 버려진 땅으로 여겨졌던 곳이 최첨단 디지털미디어 도시로 변신 중이다.

이달 21일 서울 상암동 상암DMC에는 국내 2위 모바일게임 업체인 지오인터랙티브가 입주했다. 이 회사의 김병기(44) 사장은 이날 본사 이전 기념식에서 “우리도 이제 상암동 시대를 열게 됐다. 첨단 IT·미디어 업체들이 몰린 이곳을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하자”고 말했다. 그동안 서울 논현동 본사와 가산동의 연구개발센터에서 따로 근무하던 이 회사 직원들은 이번 상암동 이전을 계기로 한지붕 아래 모였다. 상암DMC의 운영을 맡고 있는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의 염승화 팀장은 “이곳은 단순한 도시개발지역이 아니라 최첨단 디지털기술 집결지이자 21세기형 도시 혁신의 실험장”이라며 “앞으로 우리나라의 IT와 미디어 산업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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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디지털 허브를 꿈꾼다=고용창출 효과 12만 명,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 8조5000억원, 생산유발 효과 15조원. 상암DMC에 거는 기대다. 이곳은 방송·통신·게임·영화 등 디지털 콘텐트와 소프트웨어 관련 업체들을 위해 조성됐다. 지난달 말 현재 입주 기업은 336개에 달한다. LG텔레콤·팬택계열·LG CNS 같은 대기업을 비롯해 지오인터랙티브 등 중견 IT 기업들도 속속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현재 이곳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1만5000여 명이다.

2002년 착공된 상암DMC는 전체 51개 필지(총면적 57만㎡) 중에서 34개 필지가 팔린 상태다. 또 7개 필지는 계약이 진행 중이고, 나머지 10개 필지도 조만간 주인을 찾아 2014년에는 전체 단지가 완공될 예정이다. 팬택계열의 서동원 선임연구원은 “몇 년 전만 해도 논밭이었던 곳이 고층빌딩으로 속속 채워지고 있다.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을 실감할 정도로 상암DMC는 ‘동북아 디지털 허브’를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명소와 디지털 문화 중심지=상암DMC는 디지털 문화·예술의 중심지로도 떠오르고 있다. 상암DMC의 중심가에는 97억원을 들여 디지털미디어거리(DMS)가 조성된다. 1.14㎞ 길이의 거리는 디지털 음악 분수·터치스크린 벽 같은 첨단 디지털 기술과 콘텐트가 집약돼 미래형 유비쿼터스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단지 조성이 마무리되는 2014년에는 세계에서 둘째로 높은 133층(높이 610m)짜리 ‘상암DMC 랜드마크 타워’가 들어선다. 전망대에 오르면 개성까지 볼 수 있는 높이다.

상암DMC 인근에는 난지한강공원과 평화의 공원을 비롯해 하늘·노을·난지천 공원 등 5개의 공원이 조성돼 있다. 22일 LG CNS가 국내 최초의 그린 IT 전시관으로 문을 연 ‘온 그린 스페이스’ 같은 입주 기업들의 첨단 전시관들도 볼거리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상암DMC는 새로운 직장문화도 보여준다. 점심 식사 때만 되면 서로 다른 직장의 젊은 세대들이 길거리 음악회를 함께 보며, 첨단 IT 기기에 대해 얘기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자전거 출퇴근족 역시 많다. LG텔레콤은 신사옥에 자전거를 둘 수 있는 보관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의 문형구 과장은 “주변 경관을 감상하며 자전거로 출근한 뒤 사내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하고 근무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최익재·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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