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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패션>사회를 보면 색깔이 보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오늘날과 같은 유행색이 처음으로 만들어진 것은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이후다.갑자기 「미국바람」이 불어닥치면서 빨강.
검정.노랑.파랑이 이른바 「아메리칸 캐주얼 룩」의 빛깔들로 온세상에 회오리 바람을 일으켰다.이후 60년대 평화 시대에는 연하고 부드러운 파스텔조의 색상으로 바뀐다.
68년 멕시코올림픽때는 뜨거운 원색들이 널리 퍼졌다.곧이어 60년대를 마감하면서 사이키델릭한 핑크와 초록.보라 같은 색조에 눈을 찌르는듯하는 형광빛깔들이 번쩍거렸다.70년대는 공해(公害)문제와 관련을 맺는다.땅빛.풀빛.하늘빛등 자 연색들이 유행하게 된 것이다.
80년대초에는 다시 유행색조가 어두워졌다.여기에다 겐조.미야케 같은 일본 디자이너들의 바람이 거세지면서 숯검정에 하양.분홍.금빛의 단색조 빛깔이 유행색의 주조를 이뤘다.단색의 빛깔은또 젊음의 감성과 맞아떨어지면서 가구.가전제품에 까지 번졌다.
90년대는 에콜로지(ecology)패션시대.「자연으로 돌아가자」는 목소리는 땅빛.풀빛.분홍빛.하늘빛깔의 재(再) 유행과 어우러졌다.95년부터는 훨씬 더 부드럽고 따뜻한 빛깔로 바뀌었다.96년 봄.여름은 남성복에선 하양과 검정.잿빛 ,여성복은 때묻지 않아 깨끗한 빛깔들-.차갑거나 따뜻한 분홍빛에다 이끼낀땅빛,하늘빛의 부드러운 색조에 상아빛으로 잘 어우러지는 훨씬 부드럽고 따뜻한 파스텔조의 빛깔들이 유행색으로 돋보였다.
□김청〈패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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