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뒤는 우리가 맡는다 … 청강문화산업대 학생 헬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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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 동안 사람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패션쇼는 종합 예술의 결정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객들이 무대에 집중해 다음 시즌 트렌드를 알아보는 동안 패션쇼장 안팎에서 쇼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의 손은 멈추지 않고 분주히 움직인다.

이번 시즌에도 어김없이 서울패션위크의 헬퍼는 청강문화산업대 패션디자인과 학생들이 맡았다. 올해로 4년 째 헬퍼로 패션위크에 참여하고 있는 청강문화산업대 학생들. ‘서울패션위크 헬퍼를 해보고 싶어서 이 학교에 지원했다’는 학생이 나올 정도다. 올해 서울패션위크에 참여한 학생은 모두 144명. 패션쇼가 열리는 1홀과 3홀 백스테이지, 2홀의 패션위크관 및 행사장 출입구 등을 지킨 헬퍼들이 바로 이들이다. 봄에 열리는 F/W 시즌 컬렉션에 2학년과 1학년이 함께 헬퍼로 참여했다면 가을에 열리는 S/S 시즌 컬렉션은 1학년들이 헬퍼를 맡는다.

백스테이지 헬퍼는 앉아있을 시간이 거의 없을 정도로 바쁘게 움직인다. 디자이너의 옷이 도착하면 그 때부터 헬퍼의 일이 시작된다. 행거에 옷을 걸고 이미지 보드를 붙이면 모델들에게 옷을 입히는 작업을 시작한다. 한 벌의 옷을 갈아입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30초~1분. 디테일이 복잡한 옷이나 액세서리를 많이 착용해야 하는 경우에 헬퍼들의 손은 더욱 바빠진다. 그나마 S/S 시즌은 가방, 신발, 머플러 등 액세서리가 단순하거나 적어서 F/W보다 손쉽다고. 적은 수의 액세서리를 모델들이 돌려가며 착용해야 할 때는 신경이 곤두서기 마련이다. 목 둘레가 좁은 폴라티셔츠와 같은 옷을 헤어와 메이크업을 완성한 모델들에게 입힐 때는 여러 명의 헬퍼가 동시에 달려들어야 한다.

내내 서서 일을 하는 헬퍼들이니 힘들고 피곤한 것은 당연지사. 그렇지만 청강문화산업대 학생들은 피곤함을 잊을만큼 재미있고 색다른 경험이라고 말한다.

1홀의 헬퍼를 맡은 김지연 학생은 “아침부터 밤까지 서서 일을 하다 보면 힘들다는 생각이 먼저 들지만 무대 뒤에서 보는 디자이너는 또 다른 느낌”이라며 “날카로운 이미지와는 다르게 헬퍼들을 세심하게 배려해 주는 디자이너, 쇼에 참가했다는 자체가 너무 감동적일 정도로 좋은 작품과 패션쇼를 보여주는 디자이너가 있어서 힘이 난다”고 말했다. 이 외에 서울종합예술전문학교, 용인송담대학이 헬퍼로 참여했다. 

신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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