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피플>"악마의 詩" 쓴 영국 루시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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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영국작가 샐먼 루시디가 이슬람교도들의 살해위협을 무릅쓰고 덴마크에 도착,지난 13일 유럽연합(EU)이 제정한 아리스테이온문학상을 무사히 수상했다.
루시디는 89년 발표한 소설 『악마의 시』가 이슬람 성서인 코란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이란의 전이슬람지도자 아야툴라 호메이니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은뒤 이슬람교도들의 살해표적이 됐다.
루시디는 새소설 『무어족의 마지막 탄식』의 EU문학상 수상을계기로 7년이 넘은 은둔생활이 마감되길 바라고 있다.
세계인의 기억속에 잊혀진 자신의 이름을 다시 일깨워 이란정부에 대해 사형선고를 철회하라는 압력을 가해주길 희망하는 것이다. 루시디는 덴마크정부가 안전문제를 우려,자신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겠다던 당초 방침을 바꾼데 대해 『만시지탄(晩時之歎)이나당연한 조치』라고 환영했다.
하지만 덴마크정부로서는 루시디가 이만저만한 골칫거리가 아니었다.정부는 시상식 장소인 코펜하겐의 아르켄 현대미술관에 무장경찰과 탐색견을 동원한 특별경계령을 내렸고 주변 해안과 하늘에서도 잠수요원과 헬리콥터가 테러방지를 위한 순찰을 계속했다.울며겨자먹기로 루시디의 입국을 허용한 폴 라스무센 덴마크총리는 『루시디에 대해 직접적인 위협이 가해졌던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훈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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