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수>메트로미도파.유투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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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메트로 미도파와 유투존은 패션의 본고장 서울 명동에서 숙명의대결을 벌이는 맞수다.이들은 매장구성이나 영업방식에서 매우 닮은꼴이다.지하에 대형 음반매장,맨위층에 각국의 다양한 음식을 구비해 파는 푸드 코트,나머지 중간층들에는 20 대 청소년들의변덕스러운 개성을 만족시키기 위해 톡톡 튀는 의상들을 담았다.
메트로 미도파는 54년의 유구한 전통을 내던지고 2백60억원을 들여 94년12월 새 모습으로 단장해 다시 태어났다.메트로에는 매일 평균 1만2천여명의 젊은이들이 들른다.지난 3분기 매출액은 1백81억원.
유투존은 국내 굴지의 삼성물산이 자존심을 내걸고 지난 5월 문을 연 새내기다.대기업이 유통업에 진출한다는 시선을 의식해 제대로 광고조차 못했으나 하루 평균 1만6천여명이 들를 정도로성황이다.3분기 매출액은 1백4억원으로 메트로보 다 떨어진다.
그러나 유투존은 이런 식의 맞비교에 질색이다.엊그제 생긴 만큼 연륜은 물론 매장면적등에서 핸디를 인정해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유투존은 메트로에 대해 『질과 차별성보다 양과 가격에 신경을 쓰는 곳』이라고 진단한다.반면 자신의 장점에 대해서는 『다른 곳에선 찾기 힘든 독특한 의상으로 채워졌다』고 주장한다.메트로와 겹치는 브랜드는 입점 여성의류브랜드 39개중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메트로쪽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유투존이 당초 개점일자를 늦출 정도로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유명브랜드 입점에 실패했다』는 주장을 편다.비싼 땅에서 장사하면서 신진브랜드들을 키우기 위해 유명브랜드의 입점을 자제했다는 유투존 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의류브랜드의 경우 메트로는 80개,유투존은 39개가 입점해 있다.메트로의 공간은 검소하고 실용적이며 유투존은 화려하고 감각적인 부분이 많다.청소년들이 즐겨 찾는 지하 음반매장의 경우유투존의 타워레코드는 최신의 다양한 음반구성을 자랑으로 삼는다. 반면 메트로의 파워스테이션은 파격적인 가격을 무기로 내놓는다.메트로는 타워레코드가 임대매장이라 높은 수수료를 지불하다 보니 직영매장인 파워스테이션보다 평균 20% 비싸다고 주장한다.변덕스럽고 심플하면서도 필요하면 만만치 않은 잣대 를 들이대는 청소년 소비자들을 대상으로한 두 회사의 결전은 결국 청소년들이 판가름낼 것으로 보인다.

<고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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