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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에비타 패션' 새바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뉴욕=김동균 특파원]미국 패션계가 「에비타 패션」붐 조성에열을 올리고 있다.에비타는 40년대 아르헨티나의 독재자 후안 페론의 부인 에바 페론을 소재로 한 뮤지컬 제목.이 연극에서 불려졌던 『돈트 크라이 포 미 알젠티나』를 모르는 사람은 드물것이다. 에바 페론은 패션감각이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화려한 투피스 정장,큼직한 보석 장신구,스토울(어깨걸이 모피),시뇽(머리 뒤에 붙이는 쪽머리),스누드(뒷머리를 덮어주는 망사)등이 그녀의 전형적인 차림새였다.
미국 패션계는 디즈니사가 제작중인 같은 제목의 뮤지컬 영화가오는 크리스마스에 개봉되는 것을 계기로 이같은 거추장스런(?)복고풍 패션의 부활을 꾀하고 있는 것.영화에서는 역시 화려한 옷차림이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마돈나가 타 이틀 롤을 맡았다. 미국 패션계는 90년대이후 여성들 사이에 실용성 위주의 간편복이 계속 인기를 누림에 따라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이번 기회에 마돈나의 뛰어난 「패션 전파력」과 크리스마스라는쇼핑시즌을 묶어 「한건」 올리겠다는 생각을 할 만도 하다.
미국의 고급 백화점인 블루밍데일은 12월1일 전국의 9개 매장에 에비타 부티크를 개장한다.블루밍데일은 이와관련,니콜 밀러.타하리.빅토르 코스타등 저명 디자이너들에게 이미 에비타 기획상품의 제작을 의뢰했다.화장품 회사 에스테 로데는 블루밍데일의에비타 부티크와 연계해 빨간 립스틱과 매니큐어,노란 콤팩트등 「에비타 화장품」을 내놓았다.
대담할 만큼 화려한 색조의 화장품은 에바 페론이 한참 「날렸던」 40년대말과 50년대초 크게 유행했었다.LA의 의류회사 ABS USA도 검은색의 긴 탱고 드레스,주름잡힌 이브닝 드레스등 각종 에비타 웨어의 제작및 출하를 서두르는 중이다.
패션계의 주요 공략대상은 대도시의 직장여성과 「사커 맘」이라고 불리는 중상류층 중년여성들.이들은 구매력이 있는데다 오래도록 지속된 간편한 유니섹스 차림에 식상,변모를 꾀할 때가 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패션계의 시도가 어느 정도 먹혀드는 분위기인 것만은 사실인 것같다.최근 뉴욕시내 오피스타운과 고급 레스토랑 주변에는 짙은화장에 화사한 차림새의 여성들이 예전보다 많이 눈에 띈다.에비타처럼 보이게 꾸며달라고 주문하는 여성들이 부쩍 늘었다는게 의상실 주인들의 전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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