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나이웨이 9단.펑윈 8단 세계바둑여왕 쟁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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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96년도 세계여자바둑의 패권은 중국출신 미국대표 루이나이웨이(芮乃偉.33)9단과 중국대표 펑윈(豊雲.30)8단의 대결로 압축됐다.제3회 보해컵 세계여자바둑선수권대회는 온통 중국기사들의 잔치였고 기대했던 한국의 어린 선수들은 아쉽게 도 1회전 전멸이란 수모를 겪어야 했다.
1회대회 우승자이자 세계 여류 최강으로 꼽히는 芮9단은 10일 한국기원에서 벌어진 대회 준결승전에서 중국의 장쉔(張璇)7단을 206수만에 白불계로 꺾으며 결승에 진출했다.1회대회 우승자인 芮9단은 제2회 應씨배에서 한국의 이창호( 李昌鎬)9단과 양재호(梁宰豪)9단을 연파하며 4강에 진출,일약 중국의 마녀라는 별명을 얻었던 여성바둑계의 독보적인 강호다.그러나 2회대회때는 예상을 뒤엎고 일본기사에게 패해 초반 탈락했다.남편 장주주(江鑄久)9단과 함께 미국에서 살 고 있는 芮9단은 중국대표가 아닌 미국대표로 출전하고 있다.
지난해의 2회대회때 우승컵을 거머쥐며 세계여성바둑계의 새로운강자로 등장한 豊8단은 2회전에서 일본의 강호 아오키(靑木喜久代)6단을 불과 94수만에 불계로 꺾더니 준결승전에서도 같은 중국의 리춘화(黎春華)3단을 2백41수만에 黑불 계로 꺾어 결승에 올랐다.
한국은 세계16강이 겨루는 이 대회에 여류국수 3연패를 이룬국내 1인자 윤영선(尹暎善.19)초단과 지난해 보해컵에서 당당히 결승전까지 진출,일약 스타가 됐던 이영신(李英信.19)초단,14세의 꿈나무 권효진(權孝珍)초단등 모두 6 명의 기사를 출전시켰다.그러나 1회전에서 중국과 일본기사들에게 모두 패퇴,충격을 주었다.국내기전에서 여성기사들이 남성들을 자주 격파해 실력도 일취월장하는 분위기여서 올해는 상당히 기대를 걸었으나 결과는 반대로 나타났다.세계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던 것이다.대회 우승상금은 3만달러.전투적 기풍의 芮9단과 견실한 실리적 기풍의 豊8단은 12월2,4,6일 결승전을 벌이는데 대국장소는미정이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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