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좁아도 日照일수 천차만별-경산大문영수교수 기상자료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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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미국이나 호주같이 면적이 광활한 나라에 가보면 지역에 따라 일조시간등에 큰 차이가 있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손바닥」만한 나라에서는 위도차이가 크지 않아 전국적으로 일조시간이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실제 그럴까.연구결과는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예컨대 하루중 낮의 80%이상 햇빛을 받은 날(일조일수)을 기준으로 할때 울릉도의 경우 연간 53일인데 비해 영동지방은 1백16일로 2배 넘게 차이가 났다.
울릉도가 섬이라는 특수한 여건임을 감안하더라도 중부및 영서지방 86일,호남및 충청 일부지방 78일 등으로 영동지방과 한달이상 차이를 보였다.
경산대 문영수(文永守.환경과학과)교수팀이 지난 74~93년 기상관측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일조일수등을 기준으로 대략 6개지역으로 분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분류한 6개 일조권역은 중부및 영서,태백 영동,호남및 충청 일부,영남,제주,울릉등이다.이들은 공교롭게도 사회경제적 구분과 대략 일치하는 경향을 보였다.
산맥등 지형적인 이유가 가장 컸겠지만 일조시간등 환경적인 요인도 미미하나마 생활권역을 가르는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정도 가능하다.하지만 제주나 울릉도의 경우 해수의 증발등 해양성기후의 영향아래 놓여 햇빛을 받는 날이나 시간 모두 육지보다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협소한」 국토면적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일조시간에 꽤 차이가벌어지는데는 기상요소가 가장 큰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즉 우리나라는 지형상의 영향으로 온난다습한 남서기류의 영향을 자주받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서도 영서.충청.호남지방의 일조일수가 영동.영남지역에 비해 대략 25일 안팎쯤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이번 연구결과 남한지역의 일조시간은 지역에 따라 연간기준대략 6~12시간씩 줄어드는등 미세하나마 전반적으로 감소추세인것으로 나타났다.하지만 제주나 울릉지역의 경우 약간의 증가추세를 보였다.
文교수는 『급격한 도시화.공업화 등으로 대기혼탁도가 증가하면서 일조시간이 감소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조시간의 감소는 에너지 사용량과 우울증환자.자살률의 증가등과도 비례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이번 연구는 대기공해로 인한또다른 어두운 그림자를 확인시켜준 셈이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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