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스타>안상수 또 일낸다-'통일주제 팩스지상展'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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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안상수.홍익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로 타이포그래피(활자디자인)분야에서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는 인물.지난해 국내에선 처음으로 인터넷에 사이버 미술대학,일명 「웹디자인」대학을 개설해 주목받았던 장본인이기도 하다.그가 다시 일을 터뜨렸 다.
제목 「통일주제 팩스지상전」.출품방법 팩스(작품및 출품원서.
본인 얼굴사진.02-3171-0097).작품규격 A4.출품대상한국시각정보디자인협회원.비회원(대학원생 이상 시각디자인분야 디자이너).해외 디자이너.작품접수기간 11월25일 00:00부터11월30일 24:00까지.문의 3141-0098.
덕수궁 돌담길을 끼고 있는 정동극장 앞에서 그를 우연히 만난시간은 밤11시쯤이다.그는 주머니에서 이런 자료를 불쑥 내민다.이름하여 「팩스 이벤트」.국내 첫 행사이면서 통일을 주제로 잡은 것은 디자이너들이 국제문제에 미치는 영향력 을 감안한 것이다.『의미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구차하게 설명하긴 어렵고요.』그 특유의 화법이 흘러나온다.
『통일원이 예산지원 여력이 없어 아쉬움을 표하더군요.그래도 후원자로 나서주니 힘이 되지요.돈 별로 들지 않아요.요즘은 매일 50통,어떤땐 1백통씩 국제전화를 하는데 통신비가 얼마나 나올지 모르겠군요.그게 다예요.』담담한 그의 표현 속 에 아쉬움이 가득하다.
그 아련한 덕수궁 돌담길 변에 멋드러진 찻집 하나 없는 현실.그래서 은행나무 낙엽 길위 대화는 다시 이어진다.그의 실험적작업도 이처럼 쓸쓸한 것일 게다.하기야 팩스로 받은 흑백의 디자인작품으로 무슨 전시를 한답시고.그러나 이런 우려는 모두 이분야 문외한들의 노파심일뿐이다.
다시 그의 말은 이어진다.『세계의 마지막 이데올로기 희생지역인 한반도에 대한 세계 아티스트들의 관심은 높습니다.그들 특유의 직감같은 것일까요.』 그들에게 한반도 통일문제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은 그래서 의미있는 거다.
공개되진 않았지만 우리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에 막판 걸림돌이 하나 등장,정부 관계자들을 긴장시킨바 있다.한반도통일에 대한 비전 제시가 너무 미흡하다는 지적이 바로 그것.그고비를 어떻게 넘기고 가입결정이 떨어졌는지 알 재간이 없다.안교수도 역시 그런 것까지 알고 있진 못하다.아티스트의 직감으로통일염원을 끌어냈을뿐.실제 그는 분단의 벽이 무너지는 날 팩스통일축제를 올릴 예정이다.
흑백 폭죽처럼.
□ 허의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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