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750線도 무너져-불안증후군 악재없어도 추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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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투자자들의 심리적인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지수 750선이 무너져버렸다.지수 75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 93년 10월이래 3년만의 일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제부터는 지수 700선의 붕괴를 걱정해야한다』며 걱정을 한다.현재의 지수하락의 끝을 가늠하기가 힘들다는 이야기다.
4일 주식시장에서는 종합주가지수가 전일보다 18.31포인트 하락한 747.42를 기록했다.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데도 거래량은 3천64만주로 결코 적지 않았다.상승종목수가 상한가 38개를 포함해 1백52개에 불과한 등 전업종이 하락세를 면치못했다. 이날의 주가하락은 여러면에서 시장관계자들의 마음을 어둡게 한다.
우선 특별한 돌발악재가 없는 가운데 지수가 급락했다는 점이다.그동안 여러차례 지적됐던 수급불안에 대한 우려감이나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또다시 시장을 덮쳤다고밖에 볼 수 없다는 것이다.일부에서는 사회 전반에 흐르고 있는 사정분위기로 인해 주식시장에 들어와있던 검은 돈이 빠져나가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주가가 하락하는데도 거래량이 3천만주가 넘는다는 것도 앞으로의 장세를 어둡게 만드는 요인이다.주가하락을 전망한 투자자들이투매현상까지 보이고 있는데 그것을 사간다는 것은 앞으로 추가로주가가 하락할 경우 이 물량이 다시 매물화돼 주가하락을 부추길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우려 때문에 시장관계자들은 하락에는 동의하지만 그 폭에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우선 피보나츠 수열이나 엘리어트 파동이론등 각종 기술적인 분석을 적용해 지수 720선에서 새로운 저지선이 구축될 것이라는전망이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이론에 불과하다.
그보다는 실명제 이후의 최저점(93년9월 665)이나 직전의경기저점(93년1월 680)선까지의 주가하락을 각오해야 한다는견해가 더 우세하다.
동서증권 투자분석부 김지환(金知煥)과장은 『경기나 수급문제등증시의 기본여건이 개선되지 않는한 장세반전 기대는 어렵다』며 『근로자주식저축으로의 자금유입이나 금리하락등이 예상되는 11월하순께 장세변화를 기대할 수는 있지만 지금은 지수가 720~680선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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