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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취업社도 一流病 人材확보 '부익부 빈익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재계서열 20위 이내인 A그룹이 지난해에 뽑은 3백50명의 신입사원중 서울대 출신은 연구직을 제외하고는 단 3명.더 뽑으려 해도 「지원자가 없어」 뽑을 방도가 없었다고 한다.
30대그룹에 포함된 B그룹은 신입사원중 일정비율을 주요 명문대의 추천으로 선발한다.이 그룹은 그러나 몇년전부터 서울대에는추천서를 보내지 않고 있다.보내봐야 지원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역시 내로라하는 대기업인 C그룹.지난해 신입사원 60명중 서울대 출신은 한명도 없다.연세대 출신은 1명,고려대 출신도 2명뿐이었다.
이들 그룹의 고민은 이른바 명문대 출신들이 도무지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취업희망자는 크게 늘었지만 너나할것 없이 몇몇 상위권 그룹을 중심으로 지원하기 때문이다.
명문대 출신이라고 꼭 능력있고 일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명문대 출신들이 전혀 오지않을 경우 나름대로의 인력 수급계획을 맞춰가기가 어렵다는게 이들 기업의 고민.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취업문이 더욱 좁아진 올하반기 역시 예외가 아닐 것으로 예상한다.세칭 명문대 졸업생들의 「일류」그룹 선호로 몇몇 상위그룹을 제외한 대기업들은 오히려 인재확보에 고심하고 있다.취업시장에서의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다.
***26면 『커버스토리』로 계속 취업정보지 인턴사가 최근 취업예정자 4천5백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삼성(16.3%).LG(15.0%).현대(7.7%)등 빅3그룹에 입사하고 싶다는 응답자가 39%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에따라 일부 중하위권 대기업은 채용날짜를 늦추거나 상시채용제를 도입,상위권 대기업의 채용에서 아깝게 떨어진 명문대생들을 흡수하려는 고육책까지 쓰고 있다.
벽산그룹은 지난해까지는 다른 그룹들과 같은날 채용전형을 치렀으나 올해는 주요 그룹의 모집이 끝나는 12월말이나 내년1월초에 실시키로 했다.하반기 취업전형에서 아깝게 탈락한 명문대 출신들을 확보하자는 것이다.내년에는 상시채용제도를 도입,채용방식자체를 바꿀 방침이다.
벽산그룹 인재개발부 박종서(朴鍾曙)부장은 『서울시내 8개 주요대학에 추천서를 보내지만 지원율이 매년 떨어진다』며 『지난해에 뽑은 신입사원 1백40명중 이들 8개대 출신은 10%정도에불과하다』고 말했다.각 대학 추천으로 신입사원을 뽑아온 코오롱그룹은 올 하반기 채용결과를 보고 상시채용제도 도입을 검토한다는 계획.코오롱의 지난해 채용인원 3백50명중 서울지역 주요 명문대 출신은 20% 남짓.그러나 올 하반기 원서접수 결과 이들 명문대 출신은 전체 지원자의 2 0%에도 못미치기 때문이다. 코오롱그룹 인사담당자는 『일부 명문대에서 추천서를 나눠줄 때 전공제한을 엄격하게 따지지 않는등 융통성을 부여하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지난해 그룹공채에서 서울대와 연.고대등 3개대 출신이 5%선에 그쳤던 한일 그룹은 4~9일 실시하는 공채원서 접수에서 이들 대학 출신들의 지원을 유도하기 위해 적극적인 홍보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 3백50명의 채용자중 명문대 졸업생이 10%에 불과했던 한보그룹은 인재풀제를 실시한 올해는 명문대 출신 채용을 15%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한편 대형 생명보험회사간에도 명문대출신 유치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됨에 따라 동아생 명은 하반기채용이 일단락되는 내년 4월에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실시,남은 우수인력을 흡수키로 했다.
이수호.박경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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