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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첫 피리 페스티벌-6일 국립국악원서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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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피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관악기.동서양을 막론하고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 볼 수 있는 피리는 대나무.진흙.동물의 뼈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진다.
또 여러개의 파이프를 엮어 만든 생황.팬플루트와 가죽 주머니에 연결한 백파이프도 피리의 한 갈래다.
신대륙 발견 이전에 남미대륙의 인디오들은 사람의 뼈로 피리를만든 적도 있다.
전설에 의하면 연인의 죽음을 슬퍼하던 한 청년이 연인의 무덤에서 정강이 뼈를 찾아 피리를 만들어 불면서 슬픔을 달랬다는 것. 피리는 예부터 신비한 힘을 소유한 악기로 여겨져 왔다.『삼국유사』에는 옥저를 연주하니 적병이 물러가고 병이 낫고 폭풍과 물결이 잠잠해졌다는 만파식적(萬波息笛)의 설화가 전해온다.
피리소리로 마을의 쥐를 쫓고 결국에는 아이들을 어디론 가 데리고 가버렸다는 독일의 전설 「하멜린의 피리부는 사나이」도 피리에 얽힌 영력(靈力)을 잘 말해준다.
오케스트라에서 플루트는 새소리.천상(天上)의 소리를 표현하는악기로 애용돼 왔다.
한국의 향피리.대금을 비롯,히호(베트남).술링(인도네시아).
케냐케냐(볼리비아).아무다라(대만).카엔(태국).사쿠하치(일본).반수리(인도)등 세계 각국의 피리가 한 자리에 선보이는 96세계피리축제가 6일부터 10일까지 서울 국립국악 원에서 열린다.「피리로 열어보는 인류문화의 원형,신비의 세계」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세계 최초의 단일 전통악기 페스티벌.세계 18개국의 대표적 피리연주자와 음악학자 50여명이 참가한다.코로 부는 필리핀의 코피리(卑笛) 통갈리 같은 이색적인 악기도 선보이고 바가지로 만든 가나의 피리 악펠레의 제작과정이 사진으로 전시된다.
6일 개회식에 이어 7~9일 오후4시(토요일은 오후2시) 국립국악원 우면당,오후7시 예악당에서 각국의 피리로 우리 민요 『아리랑』을 포함한 각국의 전통음악을 연주하는 공연이 열리고 10일 오전10시 예악당에선 각국 연주자들이 참가 하는 세계피리경연대회가 펼쳐진다.
이밖에도 국립국악원내 국악박물관에서 피리워크숍.세계 민속악기전시회가 열린다.전석 무료입장.02-58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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