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代替의학현장을가다>6.중국 셴양(咸陽)오신(五神) 上.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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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셴양(咸陽)오신(五神)」-.
중국 진(秦)나라의 수도였던 산시(陝西)성 셴양에는 칼을 들면 신의 경지에 오른다는 신도(神刀),진맥의 최고수 신맥(神脈),침구의 명의 신침(神針),기공(氣功)으로 병을 치료하는 신대(神帶),하늘이 내린 과일인 신과(神果)등 다섯 가지가 전설처럼 전해온다.
관중(關中)분지에 소재해 풍수 보지(寶地)로 일컬어지는 셴양은 전한(前漢)이래 당(唐)나라 때까지 수도였던 창안(長安.지금의 西安)과 이웃한 고도(古都).아직 발굴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진시황(秦始皇)의 무덤을 비롯해 한무제 (漢武帝)의무릉(茂陵),당태종(唐太宗)의 소릉(昭陵),고종(高宗)과 측천무후(武則天)가 함께 묻힌 건릉(乾陵)등 27개의 왕릉이 집중돼 있는 유서 깊은 곳이다.
셴양은 그래서인지 곳곳에 찬란한 문화를 누렸던 영화의 흔적들이 남아있다.그러나 역사의 고비를 지나는 동안 오신중 신대는 맥이 끊겨 신약(神藥)이 이를 대신하고 있고 신과는 정확히 어떤 과일을 지칭하는 것인지 아는 이가 없다.
◇神刀 중국 어디에서나 중의학 얘기를 하다 보면 『셴양에는 피도 나오지 않고 아프지도 않게 수술하는 신기한 의사가 있다더라』는 소문이 등장한다.바로 차오양(朝陽)의원의 장차오당(張朝堂.48)원장이 「신기한 의사」다.지난 10월17일 오후 이 의원에서는 산둥(山東)성 정부관리인 50대 남자의 왼쪽 무릎관절 수술이 있었다.환자의 병명은 골질(骨質.관절에서 필요없는 뼈가 계속 자라는 증상으로 골극화증을 말한다)로 사실상 왼쪽 다리를 쓰지 못하는 상태였다.환자는 이미 다 른 병원에서 진단을 마친 상태로 방사선필름등을 소지하고 이곳에 왔다고 했다.張원장은 먼저 환부에 소독약을 바르고 부분마취하듯 피하주사를 놓는다.그리고 곧바로 4㎝ 정도 길이의 피부절개에 들어간다.약간의 피가 비치는 정도다.켈리로 내 부근육들을 벌려 시야를 확보한 뒤 혹처럼 자라난 뼈의 양쪽에 수술용 끌을 대고 망치로 가볍게 두들겨 잘라낸다.주사액을 듬뿍 적신 거즈를 상처속에 채우면(패킹)수술은 끝이다.
3분이나 걸렸을까.수술 도중 피도 별로 나오지 않고 상처를 꿰매지도 않는다.물론 환자는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거즈로 수술부위를 덮고 반창고를 붙인 뒤 환자는 일어나서 걷는데 수술전보다 훨씬 부드러운 동작이다.수술비 1천4백위안을 포함해 10일동안 먹고 바르는 약값까지 3천위안(30만원 정도)을 지불한 환자는 그길로 퇴원했다.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의심이 들 정도다.신도의 핵심은 바로 주사액에 있었다.
13세때부터 중의사인 삼촌을 따라다니며 의술을 배우던 張원장은 66년 문화혁명때 삼촌이 사망하면서 전수해준 밀방(密方)에스스로 몇가지 처방을 더해 쌍지령(雙止靈)이라는 복합약초 추출물을 만들어냈다.무려 68가지의 약초를 섞어 특 수하게 처리해『혈관과 신경을 분리한다』는 張원장의 설명을 곧이곧대로 믿기는어렵지만 눈으로 본 사실만으로는 믿지 않을 수 없다.진통.지혈효과는 물론 염증을 방지하고 상처를 빨리 아물게 하며 상처의 크기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
중국인들에게 많은 골질을 비롯해 치질.디스크.편도선.비염이나비혈류(鼻血流).콧속 폴립(코버섯)제거등 비교적 단순한 외과수술이 주요대상.89년 이래 많을 때는 하루 2백명까지 수술한 적도 있다는 것.이미 97년 중반까지 예약이 꽉 차 있는 상태다.94년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이 직접 방문해 수술장면을 지켜본 뒤 즉석에서 「국가지보(國家之寶)」라는 칭호를 주었다고 한다. 이후 개방화바람을 타고 이름이 알려지면서 홍콩과 대만의화교기업체가 합작형태로 50억원을 출자해 97년 후반기 준공목표로 쌍지령 생산공장을 짓고 있고 지난 8월에는 태국의 정대(正大)그룹과 다시 1백억원규모의 합자회사 설립 약정서 를 체결했다. ◇神脈 핑우천(馮武臣.48)선생은 의사이자 동시에 「건곤(乾坤)」이라는 상표의 각종 건강용품과 약제들을 생산하는 제약회사 핑우천대약당(大藥堂)의 사장이다.
중국의 의학과 약학을 세계에 널리 알렸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63명의 국가공훈자중 한 사람으로 지정됐고 현재까지는 유일하게제약회사의 개인소유를 정부로부터 승인받고 있다는 사실로 미뤄 그가 누리는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馮선생이 명실상부한 신맥으로 인정받게 된 것은 91년 미국에서 개최된 제14회 국제발명가박람회 인체진단분야에 스스로 참가해 동상을 받아 세계인명록에 올랐고,이어 92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중의학진단기술박람회에서 금상을 수상 하면서부터. 그는 각종 진단용 첨단기계들과 함께 진단부문 경쟁에 나서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손목에 4개의 손가락을 갖다 대고 맥상과 맥차를 가리는 맥진만으로 병증을 정확히 찾아냈다고 한다.시간이나 비용면에서 기계와 경쟁이 되지 않는 것은 물론이다.진맥은 하루중 오전8시부터 2시간 동안만 한다.馮씨가개발해 생산.판매하는 약은 심장을 튼튼하게 하고 뇌를 젊게 한다는 건곤연수단(乾坤延壽丹)을 비롯해 뇌졸중및 원인불명의 두통치료제인 건곤뇌득생환(乾坤腦得生丸) ,각종 부인병을 예방하는 부과세제(婦科洗劑),성병예방및 치료제인 합환세제(合歡洗劑)등 18가지나 되는데 연수단의 경우도 92년 미국에서 열린 신기술.신발명품전시회에서 의학부분 금상을 받았다고.

<다음회는 「셴양오신」중편이 게재됩니다> 셴양=김인곤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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