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용 국내업체 성공사례-가상사업은 아이디어 싸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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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대기업에 다니던 박정호(朴廷浩.34)씨는 회사를 그만두고 지난 4월 사이버 커머스란 인터넷 무역 전문업체를 차려 제2의 인생 도전에 나섰다.
평소 꽉 짜여진 샐러리맨 생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사업을 해보고 싶었던 朴씨는 인터넷을 이용한 국제무역과 쇼핑몰을 사업 아이디어로 잡아 직원 5명과 함께 가상공간을 누비며 문구.의류등을 수출입하는 사장으로 변신한 것.
朴씨는 중소기업 홈페이지를 만들어 홈페이지(www.cybercc.com)에 연동시키고 광고를 게재하거나 가상무역을 통해 5개월동안 1억5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다.큰 실적은 아니지만 12월부터 쇼핑몰을 개설해 판매를 시작하면 내년에는 흑자를 올릴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인터넷 신종 비즈니스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朴씨의 경우처럼 탈(脫)샐러리맨에 나서거나 가상사업에 뛰어드는 업체들이잇따르는등 「인터넷 돈벌이」사업 붐이 국내에도 일고 있다.당장은 수익성이 떨어지는데다 표준 전자상(商)거래 시스템도 없어 벌이가 신통치 않지만 미래를 보고 사업에 뛰어드는게 대부분.
15년동안 완구류 무역업을 하던 이상두(李相斗.42)씨는 경기침체로 사업이 부진하자 자구책으로 인터넷에 눈을 돌린 경우.
李씨는 인터넷에 떠도는 수만개에 이르는 무료소프트웨어를 분석,미국 투카우스사에 전자우편으로 보고서를 보내고 수 수료를 받고있다.무역업도 병행하고 있지만 자신이 직접 국내에 「똘똘한」 무료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홈페이지로 무역도 하겠다는 것이 그의 복안이다.
헤드헌트코리아 정재윤(鄭宰潤.29)사장은 전자우편으로 외국인을 만나 영어학원 강사로 스카우트하는 특이한 일을 하고 있다.
그는 국내 학원에 우수 강사가 부족하다는데 착안,지금까지 캐나다출신 여성 아만다등 20여명을 인터넷을 통해 영 어학원에 소개시키는등 리크루트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같은 사업과 함께 가상 백화점도 주목의 대상.데이콤의 자회사로 설립된 인터파크와 롯데백화점 쇼핑몰은 국내의 대표적인 사이트.생활용품.컴퓨터기기등을 주로 판매하는 인터파크의 경우 한달 매출이 1천만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본격 사이버 시대를 대비한 상점이란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처럼 국내에도 번지고 있는 가상 비즈니스는 실패위험이 높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미래를 먹고 살겠다는 네티즌 사업가들이 계속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양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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