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엔貨,1弗당 114엔대 급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엔화약세가 멈출줄 모르고 있다.엔화 가치는 일본총선이 끝나면서 다시 급락하기 시작,29일 도쿄시장에서는 오전 한때 미화 1달러에 1백14.92엔을 기록,1백15엔도 위협하고 있다.이는 3년8개월만의 최저시세다.. 최근 엔화폭락의 직접적 원인은 소비세율 인상을 내건 자민당의총선승리라고 분석되고 있다.내년 4월 소비세율이 3%에서 5%로 오를 경우 일본정부는 경기침체를 막기위해 현재의 초저금리를상당기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이미 자본시장의 빗장이 풀린 마당에 일본자금이 국내에 머물러 앉아서 손해볼 필요는 없다.증권회사에 이어 일본의 최대 큰손인 생명보험까지도 최근 금리가 높은 외국채권을확보하는데 혈안이 돼 있다.엔화약세→일본자금의 해외유출→엔화약세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본 경상수지흑자의 지속적인 감소도 엔화약세에 한몫하고 있다.일본의 올 상반기 무역흑자는 전년동기 대비 41.6% 감소했고,8월에도 전년동기에 비해 28.9% 줄어들었다.엔화약세에도불구하고 수입증가 추세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에서도 선거를 앞두고 달러강세를 지지하는 분위기가 완연하다.루빈 미 재무장관은 지난주 『달러화 강세는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공언했다.
29일에는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총리까지 『현재의 엔화약세는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밝혀 도쿄 외환시장을 흔들었다.
이에따라 국제외환전문가들은 하반기 환율전망을 일제히 달러당 1백13~1백15엔으로 낮춰잡고 있다.
이들은 불과 두달전만 해도 1백5~1백10엔으로 전망했었다.
한국의 하반기 수출전망은 더 어려워지는 셈이다.
도쿄=이철호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