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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말 고승 나옹왕사를 기리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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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고려말 고승인 나옹왕사(1320~1376)가 남긴 선시다.

나옹왕사를 기리는 사업이 활발하다.

영덕군은 21일 창수면 신기리 반송유적지에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 김관용 경북지사와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나옹왕사 사적비(사진)를 제막한다.

반송유적지는 나옹왕사가 20세에 출가하면서 자신의 반송 지팡이를 거꾸로 꽂아 놓고 “이 지팡이가 살아 있으면 내가 살아 있는 줄 알고 이 지팡이가 죽으면 내가 죽은 줄 알아라”라는 말을 남겼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제막식은 선시합창·기념식수·경축음악회 등으로 진행된다.

영덕군은 앞서 지난 1월 나옹왕사 재조명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또 지난 7월에는 나옹왕사 기념사업회(회장 불국사 성타 주지)를 창립했다. 나옹왕사 성지 조성 등을 펼쳐 영덕을 불교 순례 관광지로 만들려는 사업이다.

이번에 건립되는 사적비는 가로 5m, 높이 3.4m, 두께 0.8m 크기(무게 47t)의 오석으로 제작됐다. 비문은 지관 스님이 지었다. ‘청산은 나를 보고’란 선시도 비석에 기록돼 있다.

영덕군은 앞으로 나옹왕사기념관 등을 갖춘 성지 조성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황선윤 기자

◆나옹왕사=인도의 고승 지공 스님의 제자이자 조선 개국에 기여한 무학대사의 스승으로, 불교의 3대 화상(지공·나옹·무학대사)으로 불린다. 고려 충숙왕 7년인 1320년 1월 영해부 가산리에서 출생해 1340년 문경의 공덕산 묘적암에서 출가했다. 전국의 명산 고찰에서 수도하고 고려말 공민왕·우왕의 왕사를 지냈다. 영덕군 창수면 갈천리 운서산 기슭에 있는 장육사 등을 창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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