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소.국립의과대설립 문제로 남해.하동 창원.진주갈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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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현대제철소 건설과 국립 의과대학 설립등 지역발전과 관련깊은 문제들을 둘러싸고 남해와 하동,창원과 진주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가고 있다.
하동과 남해는 현대그룹 정몽구(鄭夢九)회장등 그룹 관계자들이『하동군금성면갈사리 앞바다 2백50만평을 메워 제철소를 세우겠다』며 현장을 둘러보고 간 10일 이후부터 다정했던 이웃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현대그룹이 사업비 10조원으로 공해없는 제철소를 만들어 조선용 강판등 연간 6백만을 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자 하동군은 『적극 유치』의사를 밝힌 반면 남해군은 『결사반대』를 부르짖으며 군민 서명운동에 나서고 있다.
지리산과 섬진강을 끼고 있는 경남서부의 미개발 지대인 하동군은 「현대제철소가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판단,적극적인 유치운동을 벌이고 있다.
반면 남해군은 『광양제철과 여천공단때문에 갈수록 어패류 수확이줄어드는등 어장의 황폐화가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현대제철소가 들어서면 어민들의 생계가 위협받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립 의과대학 설립을 둘러싸고 날카롭게 맞서고 있는 창원과 진주도 마찬가지.
창원은 상공회의소를 중심으로 창원대 의대설립추진위(위원장 朴昌植.창원상공회의소 회장)를 구성,유치노력을 펴고 있는 반면 진주는 의과대학이 있는 경상대 교수회등이 나서 창원대 의대 신설에 반대하고 있다.
창원쪽에서는 『도청 소재지면서 주요 공단을 갖고 있는 창원에3차 의료기관이 없어 많은 근로자들과 주민들이 의료 사각지대에방치돼 있다』며 『산업재해나 직업병의 전문치료를 위해 산업의과대학 설립이 절실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진주에서는 『경남도에 2개의 국립의과대학이 들어서는 것은 정부의 예산낭비며 마산.창원지역에 대학병원만 추가로 세우면 될 것』이라며 『산업의학도 의학의 한 분야일 뿐이므로 기존국립의과대학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해결해야 한다 』고 맞서고 있다.
창원=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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