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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버리고 ‘러브’ 사랑한 죄값 ‘흑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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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업체에 다니는 직장인 이현정(33)씨는 지난해 10월 주가가 사상 최대로 올랐을 때 ‘결혼 종자돈’ 5000만원을 털어 A차이나 펀드에 가입했다. 이씨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생각에 위험 부담을 감수하고 거치식으로 ‘몰빵’했다. 그런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란 말인가. 이씨가 가입했던 차이나 펀드는 지난 5월 수익률 -42.5%를 기록했다.

차이나 펀드가 끝없이 추락하는 동안 이씨는 한숨만 늘어갔다. ‘환매를 해야 하나’ 고민하던 그는 ‘러브’ 펀드에 눈을 돌렸다. 중국ㆍ일본ㆍ유럽 등에선 주가 지수가 뚝뚝 떨어졌지만 러시아ㆍ브라질에서는 쑥쑥 올랐다. ‘러브’ 펀드는 러시아ㆍ브라질 관련 펀드를 줄인 말이지만 결과도 문자 그대로‘사랑스러운 주가’였다. 러시아 관련 펀드(19개)는 5월 하순 3개월 평균 수익률이 16% 상승했고 브라질 관련 펀드(19개)도 5월말 상승률 28%를 기록했다. 이씨는 지난 6월 원금 중 2100여만원을 날리고 러시아 관련 B펀드와 브라질 관련 C펀드에 나머지 2800여만원을 거치식으로 분산 투자했다.

‘아불싸!’. 이씨는 믿었던 ‘러브’ 펀드에 발등을 찍혔다. 최근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이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러시아 관련 펀드(19개)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은 65% 가량 떨어졌다. 해외주식형 펀드 중 최악의 수치다. 브라질 관련 펀드(19개) 역시 3개월 평균 수익률이 -53%를 기록했다. 현재 전체 해외 주식형 펀드(777개) 3개월 평균 수익률은 -35.39%다.

러시아 증시의 RTS지수는 2월 초부터 지난 5월 19일 사상 최고치인 2,498.10까지 35% 상승했지만 금융시장 경색 등의 악재로 65% 가량 폭락했다. 브라질 증시 보베스파 지수는 5월 29일 사상 최고치인 73,920.38을 기록했지만 현재 44% 가량 곤두박질쳤다. 이씨가 새로 가입한 B펀드의 10월 현재 3개월 수익률은 -68.85%, C펀드의 같은 기간 수익률은 -56.98%다. 현재 이씨에겐 1700여만원 밖에 남아 있지 않다. 차이나 펀드를 중도 환매하지 않았다면 차라리 나았을텐데…. 이씨의 ‘첫사랑’ 차이나 펀드는 1년 수익률이 -53.8%로 ‘러브’로 갈아타지 않았다면 수중엔 2700여만원이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우려로 현지 증시가 폭락하기 때문에 ‘묻지마 환매’에 나서기보다는 주가 곡선을 따져가며 부분 환매하거나 적립식으로 전환하라고 조언한다. 또 하락장에서 꾸준한 추가매수로 수익률을 방어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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