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절반 이상 대출로 내집 마련은 위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9면

Q : 결혼한 지 1년이 갓 넘은 새내기 주부입니다. 올 여름에 전세 계약이 종료돼 올해 서울 잠실 지역 동시분양 아파트 분양 때 청약을 해 보고 싶습니다. 당첨이 안 되면 잠실 지역이나 강변역 부근의 아파트를 은행 대출을 끼고 구입할까도 생각 중입니다. 남편은 계속 전세로 살다가 내년에 판교 아파트 분양을 받아보자는 의견입니다.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요.

▶ 이번 주 자문단=김종민 교보증권 금융상품부 과장, 백미경 하나은행 PB부장, 김대영 메트라이프 B&B지점 부지점장, 김재언 삼성증권 부동산컨설턴트

맞벌이 부부인 유모씨는 현재 거주하고 있는 다가구 주택이 여름이면 계약 만료된다. 그동안 부어 온 주택청약부금도 1순위가 돼 이번 기회에 서울 강남에 아파트를 장만하고 싶다. 그러나 유씨의 현재 재산상태와 현금 흐름을 고려할 때 지금 잠실이나 강변역 주변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은 다소 무리다. 따라서 대출을 받아 아파트 구입에 나서기보다 당분간 종자돈을 만드는 데 주력하는 게 현명한 선택일 것 같다.

#당분간 종자돈 키우기에 주력

유씨네의 가용자산은 전세 보증금 9000만원에 기타 금융 자산을 합치면 1억7000만원 정도다. 유씨 가족은 현재 남편과 본인의 청약통장 모두 300만원 금액의 전용면적 25.7평 이하 아파트 일반 1순위자가 된다. 그러나 강남의 경우 25.7평의 국민주택규모 이하의 아파트 청약에선 35세 이상 5년 이상 무주택자인 무주택 1순위여야만 청약에 당첨될 확률이 높다.

이뿐 아니라 잠실 지역의 경우 평당 분양가가 2000만원을 훨씬 넘고 강변역 주변도 평당 1100만~1500만원에 달한다. 따라서 24평짜리 아파트를 사려고 해도 최소한 2억5000만~5억원이 필요한데 유씨 부부의 현재 수입으론 이를 감당하기가 힘겹다. 판교 또한 어떤 지역보다도 치열한 청약경쟁이 예상되는 곳으로 유씨 부부와 같이 일반 1순위자는 당첨 확률이 희박하다고 봐도 좋다.

의뢰인이 집을 사려는 동기는 실수요보다 투자 측면이 다소 강한데 주택 구입 시점으로 봐도 그리 추천할 만한 시기는 아닌 것 같다. 강남 아파트에 대한 집중적인 투기억제책으로 아파트 가격의 오름세가 한풀 꺾인 데다 금리도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어 집값의 절반 이상을 대출에 의존해 내집 마련에 나서기는 여건이 좋지 않다.

이에 반해 전세 시장은 안정돼 있어 수요자들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당분간 전세를 살면서 주택 구입을 위한 종자돈 마련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보험 가입은 재테크의 첫걸음

유씨네 가족은 현재 보험이 전혀 없는 상태다. 수입에 비해 과다한 보험 가입은 바람직하지 않으나 보험을 쓸데없는 비용으로 보고 등한시하는 것도 좋지 않다. 만일 가족 중 누가 쓰러지거나 질병으로 드러눕게 되면 가족들은 치료비 마련을 위해 알토란같이 모아둔 예.적금을 모두 해약하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유씨네는 남편의 청약저축이 끝나는 올 6월 이후로 보험 가입을 미루고 있는데 지금이라도 당장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험은 보장 내용이 가장 좋고 인플레 헤지(Hedge) 기능을 가진 변액종신보험 가입을 권한다. 변액종신보험은 보험사가 고객의 보험금을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투자 실적에 따라 보험금을 더 지급하는 실적배당형 보험상품으로 만약 투자 손실이 나더라도 가입시 설정된 기본 보험금은 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

남편의 경우 주계약 2000만원에 60세까지 정기특약 8000만원, 그리고 질병과 상해 관련 특약을 모두 부과해 60세납을 할 경우 17만7000원을, 유씨의 경우 주계약 2000만원에 질병과 상해 관련 특약을 모두 부과하면 60세납 5만5000원이면 된다.

#안전 지향도 지나치면 독(毒)

유씨 가족은 금리나 수익성을 따지기보다 안전성만을 생각하고 금리도 안 따진 채 적금을 드는 등 지나칠 정도로 안전하게 재산을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물가상승률과 주택가격 상승 등을 감안한다면 연 4%의 금리는 구매력을 까먹게 돼 실제 재산이 줄어드는 결과가 된다.

유씨는 먼저 농협에 적금을 넣는 것보다 장기주택마련 저축에 부부가 100만원씩 200만원까지 가입하는 것이 좋다. 주식에 투자하는 혼합형 펀드로 몇 계좌를 나누어 새로 가입해 매월 100만원까지 불입할 것도 권한다.

적립식 펀드 투자금액도 다소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식 투자 비율이 50% 이하인 혼합형에 매달 30만원씩 새로 투자하는 것이 좋겠다. 물론 투자기간은 3년 이상 장기로 설정하는 게 좋다. 현재 MMF에 투자돼 있는 돈과 농협의 적금으로 운용되는 자금은 3개월 생활비 정도인 550만원만 MMF에 남기고 6100만원 중 절반인 3100만원은 새마을금고 등 절세형 예탁금에 가입해 안전하게 운용하면서 세후 수익을 확보하자. 나머지 3000만원 중 2000만원은 원금을 보존하면서도 종합지수 움직임에 따라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ELS펀드나 ELS예금에 가입해 수익률을 높이자.

정리=정경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