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장터' 사기많아-올9월까지 情通部신고만 191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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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부산에 사는 崔모(47)씨는 지난 9일 PC통신 천리안매직콜의 「알뜰장터」난에서 「핸드폰을 싸게 판다」는 내용의 한 여자이름으로 올라온 안내문을 보고 삐삐를 쳐 전화통화를 했다.
핸드폰이 급히 필요했던 崔씨로선 30만원정도에 이를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은 큰 매력이었기 때문이다.전화를 한 사람이 여자가 아니어서 수상히 여겼지만 『아내가 내놓은 물건』이란 남자의말을 믿고 다음날 30만원을 송금했다.
그러나 이틀후 물건을 보냈다는 전화통화 이후 연락이 되지 않았다.崔씨는 송금한 다음날 돈이 인출됐고 자신말고도 피해자가 2명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PC통신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와 함께 이를 이용한 상거래가 크게 늘어나면서 PC통신 사기사건이 빈발하고 있다.
올들어 9월까지 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 접수된 「통신 사기」피해신고가 1백91건에 이른다.
지난달엔 김병진이란 가명을 쓰는 사람이 PC통신에 도서상품권을 60% 할인해 판다고 속여 30여명으로부터 3백여만원을 받은뒤 잠적해 버렸다.
또 지난 4월 휴대용 컴퓨터를 1백만원에 판다고 PC통신에 안내문을 올리고 8명으로부터 계약금조로 7백여만원을 받고 물건을 건네주지 않은 혐의로 全모(17.부산시사하구)군이 경찰에 구속됐다.
PC통신 하이텔 「온라인장터」난의 「팝니다」와 「삽니다」 안내게시물만도 9월 한달동안 3만3천여건에 이르며 이중 주소.연락처가 불분명하거나 음란물등을 판매할 가능성이 있어 미리 삭제하는 건수도 5천3백여건이나 된다.
물론 PC통신 가입신청때 이름과 주소.주민등록번호를 기재토록하고 있다.하지만 실명 확인작업을 거치지 않아 이처럼 사기를 당해도 진짜 신원을 추적하기가 쉽지 않다.
PC통신 하이텔 BBS팀의 이경희(李慶喜.34)대리는 『통신사기는 값싼 물건을 빨리 갖고 싶어하는 구매자들이 판매자의 신원확인없이 돈을 송금해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따라서 가급적 직접 만나 물건을 사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 고 충고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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