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美 CIA 도이치국장 무슨 얘기 오갔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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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만난 존 도이치 미국 중앙정보국(CIA)국장으로부터 클린턴대통령의 메시지를받았다. 그 내용은 미국의 대한(對韓)방위공약을 확고히 준수하겠다는 일반적인 것이다.그러나 국무부와 CIA간에 분명한 업무한계를 긋고 있는 미국에서 정보 책임자가 이런 종류의 메시지를휴대.전달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게 외교관계자들의 분석이 다.
도이치국장의 방한은 이렇듯 정보업무쪽에서 볼때 여러 대목이 통상적인 관례에서 벗어난다.방한일정이 보도된뒤 주한(駐韓)미국공보원이 이 사실을 확인하면서 언론에 간단한 자료를 내놓은 것도 그중 하나다.
그의 방한은 안기부의 설명대로 양국 정보 교류협정에 따른 정보책임자간의 상호 교환방문(격년제)이다.지난해에는 권영해(權寧海)안기부장이 CIA본부를 방문한바 있으며 94년 당시 제임스울시 CIA국장이 서울에 왔다.따라서 미공보원의 이런 서비스는「비노출」과 「비공개」라는 정보기관의 특성상 예외적인 것이다.
이는 무장공비사건 이후 양국의 공조를 과시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지난주 윈스턴 로드 미 국무부차관보의 방한에도 불구하고 대북(對北)압박 강도와 접근자세에 있어 한.미간에 미묘한 차이가 남아있다.미 연방수사국(FBI )이 맡은 로버트 김 기밀유출사건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청와대 면담 사실을 양국이 어떤 형태로든 언론에 확인해준 것은 대북 정보의 긴밀한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金대통령과 도이치국장은 불확실한 북한정세에 공동 대처하기 위한 우선적인 수단 이 정보의 원활한 교류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관심을 끄는 것은 청와대면담과정에서 오간 대북정보 내용과 판단이다.도이치국장은 장비와판단을 통한 대북정보의 신속한 제공을 다짐했다.
자체위성을 갖고 있는 CIA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노동1호 발사 실험 준비,대(對)아랍무기수출문제,김정일(金正日)의 권력장악력에 관해 관심을 갖고 있다.
우리가 수집.파악한 북한정보와 판단도 이자리에서 소개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익명을 부탁한 외교소식통은 『귀순자를 통한 인적(人的)정보와 대북 통신감청내용에 대한 분석에 있어 우리가일정부분 미국보다 앞서 있다』고 말했다.
박보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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