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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체류자 등 23명 집단 탈주…외국인 보호소 또 구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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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강제 추방을 앞둔 외국인들을 수용하는 보호소에 또다시 구멍이 뚫렸다.

9일 오후 5시40분쯤 경기도 화성시 마도면 석교리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강제 출국 대기 중이던 중국 동포 홍모(31)씨 등 23명이 집단 탈주했다.

보호소 측에 따르면 이날 직원들이 저녁 배식을 마친 수용자 4명을 수용실에 들여보내려 문을 여는 순간 안에 있던 32명 가운데 홍씨 등 23명이 문을 밀치며 몰려나왔다. 이들은 이어 보호소 직원과 경비원 등 2명을 폭행.감금한 뒤 건물 증축 공사를 위해 놓아둔 망치와 드라이버를 갖고 현관문을 뜯은 뒤 정문 옆 담을 넘어 달아났다.

달아난 외국인들은 중국인 10명, 러시아인 5명, 몽골인 3명, 카자흐스탄인 2명 등이다. 이들 중 중국 동포 황모(43)씨와 몽골인 2명, 카자흐스탄인 1명 등 4명은 오후 6시5분쯤 화성시 송산면 사강리 송산낚시터 앞에서 붙잡혔다. 이 보호소에서는 지난해 9월에도 중국 동포 진모(36)씨 등 11명이 쇠톱으로 창살을 자르고 도망갔었다.

보호소 관계자는 "저녁시간대 어수선한 분위기를 타 계획적으로 몰려나왔기 때문에 도주를 막지 못했다"고 밝혔다.

보호소에는 현재 중국 동포 94명과 몽골인 22명, 러시아인 17명 등 10여개국 208명이 수감 중이다. 불법 체류자나 형기 만료자가 대부분이다. 연건평 2500여평에 3층 건물로 4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화성외국인보호소는 법무부 산하의 유일한 보호시설이지만 인력.장비가 부족하고 경비가 허술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화성=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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