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時價주의 인사' 적극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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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최근 일본기업들은 기존의 연공서열에서 벗어나 개인의 능력을 시가(時價)로 평가하는 이른바 「시가주의」인사제도의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몇년동안 많은 기업들이 직능급.능력급과 같은 성과급제도를 도입했지만 이 역시 연공서열제도의 수정에 불과하다는 비판이일면서 최근 일부 기업에서 기존제도의 발상을 밑바닥에서부터 뜯어고치고 나선 것.
일본 휴렛 팩커드(HP)는 지난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업무수준(job level)과 전략상의 중요도에 따라 회사업무를약 20개로 분류했다.이 분류방식에 따라 같은 수준의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들은 연령이나 근무연수가 다르더라도 모두 같은 급여를 받도록 임금체계를 만들었다.
세이부(西武)백화점은 사원들의 업무내용을 수치화해 이를 기준으로 임금을 결정하는 업무치수(job size)제도를 도입했다.이 제도는 업무의 재량권이나 책임의 범위,조직단위의 매출액,문제해결의 난이도등의 항목으로 업무내용을 분석한뒤 이를 수치화해 취득한 점수만큼 임금을 받도록 운영하는 것이다.
이보다 한발 앞선 시가주의 인사제도로 평가받는 사외평가제를 도입한 회사도 있다.
도쿄(東京)증시 2부에 상장돼 있는 금속부품 판매상사인 미즈미사는 현재 인재알선회사(헤드헌터사)에 2백명 가까운 전체사원의 시장가격을 개인별로 산정하도록 맡겨 이를 근거로 임금수준을결정하고 있다.
이에따라 이 회사 직원들은 사외 인재알선회사에서 일반사회의 연령.연공.사내경험등을 감안해 만들어 놓은 급여체계에 의거,급여를 받고 있다.따라서 봉급을 올려받고 싶으면 해마다 실시되는헤드헌터와의 면담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재평가받 아야만 한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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