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중거리 미사일 노동1호 발사실험 시도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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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북한이 지난 15일 미국과의 제네바 기본합의를 파기할 수도 있다고 위협한데 이어 16일 동해상에서 중거리 미사일인 노동1호의 발사실험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져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아직 최종확인된 바는 아니지만 최근 북한 동부의 미사일 개발공장 격납고로부터 미사일 발사대가 옮겨져 발사준비에 들어간것을 미국 정찰위성이 포착해 주일미군 정찰기가 이 지역으로 급파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그러나 전에도 북한이 미 사일 발사장비를 이동시켰다가 실제 발사를 하지 않은 경우가 있어 이번에도 실제 발사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 위협을 하며 한반도에서 위기상황을 고조시켰던 93년5월 처음으로 동해에서 노동1호 발사실험을 실시한바 있으며 지난 7월에는 실시 움직임을 보이다 취소한 일이 있다.노동1호는 북한이 자체개발한 중거 리 탄도미사일로 사정거리가 1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한반도 전역은 물론 오사카(大阪)등 서일본과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하바로프스크등이 사정권에 들어가게 된다.
전문가들은 잠수함 침투사건에 쏠린 국제사회의 이목을 다른 곳으로 돌려 잠수함 사건으로 초래된 남북 대결국면의 본질을 희석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동시에 한반도에 긴장이 감도는 민감한 시점에서의 노동1호 발사실험 시도는 미국을겨냥한 일종의 무력시위라는 진단이다.즉 북.미 단독접촉을 꺼리는 미국을 어떻게 해서든 협상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위기상황을부각시켜 보겠다는 속셈이라는 것.제네바 합의 파기 위협과 마찬가지로 일종의 대미(對美)압박전술 인 셈이다.
『북한의 미사일 계획은 주변국가와 전세계에 대한 위협으로 대량파괴무기 비확산 목표를 위반하는 어떤 국가도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니컬러스 번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의 신속한 논평은 미국도 북한의 이같은 의도를 간파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배명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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