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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지도는 희귀종 천국…2년 전까진 '쓰레기 지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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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 오색딱따구리

▶ 큰지느러미 엉겅퀴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와 고라니.멧돼지.맹꽁이.솜토끼풀.큰지느러미엉겅퀴….

쓰레기 매립지였던 '죽음의 땅' 난지도가 2년여 만에 도심 속 희귀생물들의 보금자리로 거듭나고 있다.

서울시 공원녹지관리사업소는 지난 1년간 난지도 월드컵공원의 생태계 변화를 조사.분석한 결과 황조롱이.족제비 등 다양한 야생동물이 공원에 서식하고 있으며, 국내 미기록 식물 8종도 발견됐다고 9일 밝혔다.

서울시립대.시정개발연구원 동식물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팀은 "식물의 경우 공원 조성 당시에 심었던 154종에서 4배 가까이로 늘어난 547종이 발견됐다"며 "빠른 속도로 생태계 복원이 이뤄지고 있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특히 유럽 원산인 솜토끼풀.꽃갈퀴덩굴(가칭) 등 귀화식물 6종과 서울민바랭이.금강아지풀(가칭) 등 자생식물 2종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조류의 경우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와 말똥가리.오색딱따구리 등 53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족제비.고슴도치.고라니 등 포유류 11종도 서식이 확인됐다.

이 밖에도 맹꽁이를 공원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게 됐으며, 두꺼비.쇠살모사.산제비나비 등도 발견됐다.

지난해 10월에는 난지도 골프장 인근에서 멧돼지 발자국이 발견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월드컵공원은 서울시가 2002년 쓰레기로 덮인 척박한 땅 80만평에 오염방지 시설을 설치하고 매립지 위에 흙을 덮어 조성했다.

공원녹지관리사업소 관계자는 "'쓰레기산'으로 불리던 곳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앞으로 한강 하류와 불광천 등을 연결하는 '생태계 네트워크'를 형성하면 도심 속 야생 동식물 서식 공간으로 확실히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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