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에 뚝심의 ELS…지수 떨어져도 원금 보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출시된 지 1년여 만에 4조원 넘게 팔려나가며 '인기 몰이'를 했던 증권사 주가연계증권(ELS) 상품들이 변신하고 있다.

지난달까지는 주가 상승에 초점을 맞춘 상품들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 증시가 '중국 쇼크'로 요동치면서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ELS펀드는 주가가 하락해도 원금을 보전해주는 상품이 많기 때문에 하락장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미지 크게 보기>

개별 주식 워런트, 삼성전자 연계 ELS 등을 국내 최초로 선보인 굿모닝신한증권 한정덕 프로덕트센터부장과 ELS펀드의 특징과 구조 등에 대해 살펴보았다.

◇ELS도 유행 탄다=지난 3월까지는 지수가 일정수준을 초과하면 확정수익을 지급하는 '녹아웃'형이나 지수상승률에 비례해 수익을 돌려주는 '불스프레드형'이 많이 팔렸다.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하락장에 대비한 ELS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양방향 수익 추구형'은 특정 지수 범위 내에서는 주가가 오르거나 내릴 경우 모두 수익을 낼 수 있는 ELS 상품이다. 지난 7일 판매를 마감한 대한투자증권의 'ELS투웨이20채권'에는 최근 증시가 내림세임에도 불구하고 150억원 이상이 몰렸다. 이 상품은 KOPSI200지수가 기준지수 대비 20% 범위 내에서 움직일 경우 최대 연 11.99%의 수익률을 내도록 설계됐다. '하락형'은 주가지수가 하락해야만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다.

특정 우량종목 중심의 '각개약진' 장세를 노린 개별종목 연계 ELS펀드도 눈길을 끈다. 굿모닝신한증권의 '해피엔드 ELS One Top'은 주가 등락에 관계없이 만기 때 삼성전자의 수익률이 KOSPI200 수익률보다 낮지 않으면 연 8%의 고수익을 제공한다.

경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으로 눈을 돌린 ELS 상품도 있다. 대투증권의 니케이ELS30펀드는 원금 보존을 추구하는 동시에 일본 닛케이225지수의 상승률에 따라 수익을 내도록 설계됐다.

?ELS 상품구조 숙지해야=ELS펀드는 투자 원금을 국공채로 운용하면서 이자 범위 내에서 워런트 등 파생상품에 투자한다. 즉 채권투자를 통해 원금을 보장하고 파생상품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그러나 예금자 보호대상에는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만일 운용사가 부도날 경우 원금손실이 있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에서는 장외 파생상품 영업인가를 받은 삼성.대우.LG투자.동원.굿모닝신한.하나 등 6개 증권사만 ELS를 발행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하지만 이들 회사도 파생상품 전문인력이 부족해 원금보존을 위한 상품설계.위험관리 등은 외국계 금융회사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지금까지 외국계 금융회사가 가져간 위험관리 비용이 4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ELS펀드에 투자할 때는 우선 해당 상품의 수익구조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똑같은 '하락형'이더라도 이익실현 구조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차이가 날 수 있다. 향후 증시 흐름을 분석해 가입 시점을 적절히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韓부장은 "안정적인 투자를 원한다면 수익률이 다소 낮더라도 완전보장형을 선택해야겠지만, 위험을 감수하고 고수익을 추구한다면 부분보장형을 추천한다"며 "증권사가 제시하는 목표지수와 수익배분율을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해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