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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롯데월드 건설 vs 서울공항 사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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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계훈 공군 참모총장이 14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감에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항을 서울 북쪽으로 옮기는 것도 방법 아닌가요.”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

“VIP(대통령을 지칭) 행사도 그 기지에서 열리고….” (이계훈 공군 참모총장)

“VIP야 어차피 헬기로 이동하지 않나요. 거리가 좀 멀어져도 큰 지장은 없죠.” (홍)

“기지를 이전하라는 겁니까, 없애라는 겁니까.” (이)

“이전하라는 얘깁니다.” (홍)

“그러면 예산도 문제가 됩니다.” (이)

“지금 공항 부지를 팔면 되지요. 그 돈이면 다른 데서 다섯 배는 좋은 공항을 세울 걸요.” (홍)

14일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의 공군본부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과 이계훈 참모총장 사이에 오간 설전이다. 홍 의원이 ‘공항’, 이 총장이 ‘기지’라고 부른 곳은 성남에 있는 공군 소유 서울공항이다. 최근 ‘제2 롯데월드’ 건설의 걸림돌로 지목되면서 이전 논란을 빚고 있는 군사시설이다.

홍 의원은 이날 “옛날에는 성남이 외곽이었지만, 지금은 분당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도심이 돼버렸다”며 서울공항 이전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이에 맞서 이 총장은 “(롯데월드 건설과 관련해선) 허용이든 불허든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면서도 “서울 기지가 필요하다는 공군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버텼다.

이날 국감에선 거의 모든 의원이 제2 롯데월드 관련 논란을 언급했다. 전반적으로 여당은 찬성, 야당은 반대였지만 여당 내에서도 이견이 있었다.

한나라당 김성회 의원은 “서울공항의 동편 활주로 각도를 약간만 틀면 제2 롯데월드를 초고층으로 지어도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며 “이 문제는 안보와 경제가 윈-윈하는 방향으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군 출신인 자유선진당 이진삼 의원은 “일개 재벌 때문에 안보가 흔들리다니 이 나라가 어찌 되려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공군은 훗날 심판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서울공항을 반드시 사수하라”고 당부했다.

한나라당 김동성 의원도 이계훈 총장에게 “공군이 공항 감시레이더(ASR) 시스템이 꼭 필요하다면 그 입장을 확고하게 견지해 달라”고 주문했다. ASR은 항공기의 접근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현재 서울공항이 이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현 상태에서 제2 롯데월드를 고층으로 지을 경우 공군은 이 방식을 포기해야 한다.

◆증인 채택 놓고 또 진통=국방위는 이날도 여야 간사 간 증인 채택 합의에 실패했다.

한나라당은 ‘조풍언 사건’ 관련자들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조풍언씨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재미동포 무기거래상이다. 민주당은 군납 비리 사건으로 구속된 유한열 전 한나라당 고문을 증인으로 부르자고 여당을 압박했다.

대전=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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