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아트센터 자존심 건 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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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석.

지난 9일 개관 공연을 한 계명아트센터의 객석 수다.

계명아트센터는 계명대가 성서캠퍼스에 2005년 착공해 4년 만에 완공한 전문 공연장이다. 오페라·뮤지컬 등 대규모 종합 공연은 물론 연극·무용 같은 각종 공연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지난 9일 개관한 계명아트센터. 1954석 규모다


객석 수 1954는 계명대 개교 연도를 상징화했다. 이 객석 수는 그동안 대구 최대였던 오페라하우스보다 446석이 더 많은 규모다. 이로써 ‘뮤지컬 도시’ 대구에 1000석이 넘는 공연장은 모두 8곳으로 늘어났다.

계명아트센터 김완준(60) 관장은 “이런 규모와 시설은 대학 공연장으로는 국내에서 거의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이 규모는 더 크지만 시설면은 다목적 강당에 그친다는 것이다.

객석 수 말고도 계명아트센터는 후발인 만큼 대구오페라하우스를 앞서는 몇가지 시설이 도입됐다.


무대 전면은 대구오페라하우스보다 폭이 넓고 더 높다.

또 무대를 바꿀 때 필요한 시설인 하부 리프트와 슬라이딩 웨건도 오페라하우스에 비해 2배로 확충했다. 그래서 무대 전환 시간이 크게 단축됐다. 무대의 마루는 북미산 1등급 단풍나무를 써서 흡음을 최소화했다. 공연 중 자막은 무대 좌우에 하나씩 설치된 126인치 대형 PDP에서 처리된다.

개관 공연은 ‘푸치니 3대 사랑의 오페라’가 사흘간 무대에 올랐다. 이 작품은 올해 서거 150주년을 맞는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과 ‘라보엠’ ‘투란도트’를 가장 극적인 한 막씩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은 것이었다. 3개 오페라를 하나로 묶은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라고 한다. 때문에 의상도 무대도 출연진도 거의 3배로 방대해졌다.

김 관장은 “오페라를 처음 보는 사람들이 지루해질 수 있는 부분을 없애기 위한 시도였다”며 “이 공연을 통해 시설과 기술적인 부분을 자랑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이 오페라는 기획에서 지휘·배역·합창·오케스트라까지 계명 가족이 모든 걸 다 만들었다.

계명아트센터는 앞으로 수익을 강조하기 보다 공연을 통해 대학을 알리고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역할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한다.

계명아트센터는 개관 공연을 시작으로 17일부터 사흘간 뮤지컬 ‘명성황후’와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천지창조’(10월25일),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11월3일), 뮤지컬 ‘맘마미아’(11월17일∼2009년 1월4일) 등을 내년 초까지 공연할 예정이다.

송의호·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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