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의학상 도어티.친커나겔 업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인간은 어떻게 자아와 비자아를 구별하는가.」 올해 노벨의학상 수상자 도어티와 친커나겔은 이러한 생물학 본연의 질문에 확연한 정답을 제시했다.
체내에 이물질이 침입할 경우 인체면역기능의 총사령관인 T림프구가 이들과 결합,자기 것이 아닐 경우 여지없이 파괴해 버린다.도어티와 친커나겔은 70년대초 호주 존커틴의대에서 공동연구를통해 이러한 T림프구 특유의 식별능력이 T림프구 표면에 있는 조직적합성항원(MHC)이라는 단백질에서 비롯됨을 밝혀냈다.
즉 조직적합성항원이 유전적으로 일치하지 않을 경우 비자아로 인식,파괴한다는 것이다.
이는 통상 항체로 설명돼온 면역기능보다 훨씬 중요한 이른바 세포면역체계가 따로 있음을 밝혀낸 것이기도 하다.
인류가 에이즈에 속수무책인 이유도 이들의 이론에 따르면 잘 설명된다.
항체는 있지만 세포면역기능을 담당하는 T림프구 자체가 손상돼있으므로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단이 없다는 것.
이들의 업적은 체내에 들어온 세균.바이러스등 각종 미생물과 암에 대응하는 신체의 면역반응을 강화하는 방법과 각종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키는 자가면역반응을 감소시키는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각종 감염병의 백신 개발에도 박차 를 가할 수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가면역질환이란 자신의 몸을 구성하는 성분을 「자기」로 인식하지 못하고 면역체계가 작동해 공격함으로써 세포에 손상을 주는질환으로 전신 또는 국소적으로 세포에 손상을 입혀 질환을 일으키게 된다.대표적인 질병으로는 류머티스성 질환, 다발성 경화증,자가면역 갑상선염등이 있다.
◇도움말=서울대의대 서정선(徐廷瑄.생화학)교수 황세희.홍혜걸 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