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고 똑똑해진 신용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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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 8.5cm, 세로5.4cm의 직사각형 플래스틱 조각. 신용카드가 환골탈태하고 있다. 디자인과 첨단 디지털 기능으로 무장하고 있는 것. 이제 신용카드는 지갑 속 패셔니스타다.

신용카드, 예술을 입다

명화 또는 유명 작가와 디자이너의 작품을 입힌 신용카드가 주목을 끌고 있다.

KB카드는 작년 10월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김이 직접 디자인한 ‘이퀸즈 앙드레김’카드를 내놓아 화제를 모은데 이어, 중요무형문화재 제22호인 매듭장 김희진 및 제80호인 자수장 한상수의 작품을 담은 디자인 2종도 발행하고 있다.

현대카드도 세계적 산업디자이너인 카림 라시드의 디자인을 도입한 ‘더 블랙’과 스위스 화폐를 디자인했던 레옹 스톡이 디자인을 맡은 ‘퍼플카드’를 선보였다. 직사각형에서 탈피, 알파벳 M과 F 모양의 카드도 있다.

한정판 신용카드도 생겨났다. 지난 8월 말까지만 발급한 신한카드의 ‘名作카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와 자크루이다비드의 ‘레카미에 부인의 초상’을 새겨넣었다.

삼성카드 역시 지난해부터 6년째 ‘연애중’ ‘황금나침반’ ‘즐거운 인생’ ‘슈렉’ 등의 영화 이미지를 활용한 ‘무비 기프트 카드’를 한정 발급해왔다. 한정판 신용카드는 디자인은 물론 소장가치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자신의 취향에 맞춰 직접 제작하는 신용카드도 있다. 삼성의 ‘셀디카드’는 본인이 원하는 이미지를 직접 선택해 만드는 셀프디자인 카드다. 삼성카드 홍보팀 반가희 주임은 “젊은 층은 주로 자신이나 친구 사진을, 장년층은 가족이나 모임사진을 디자인해 발급 받는다”고 말했다.

신용카드가 디자인에 치중하는 이유는 차별화에 있다. 신한카드 브랜드홍보팀 이재영 과장은 “예전엔 서비스 경쟁에 주력했지만 거의 비슷비슷해 변별력이 없다. 가전제품 등 여느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디자인이 경쟁력의 포인트가 됐다”고 밝혔다.

 
신용카드, 디지털을 녹이다

신용카드의 진화는 디자인에서 멈추지 않는다. 최근엔 디지털을 접목시킨 신용카드가 이슈다.

KB카드의 ‘엔디카드’는 대용량 메모리칩과 디스플레이 기능을 접목했다. MP4·지상파 DMB·RF 결제기능·이동식 디스크 기능(고급형의 경우)이 가능한 멀티미디어 카드. 지난 8월 막을 내린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와 서인영의 뮤직비디오 등에 등장한 이후 인기몰이 중이다. KB카드의 카드마케팅부 구용훈 대리는 “신용카드가 현대인, 특히 젊은 층의 필수품으로 떠오르면서 기능 역시 이들의 욕구를 반영, 생활·문화·엔터테인먼트·금융서비스를 한 장의 카드에 담아냈다”며 ‘엔디카드’의 출시배경을 설명했다.

신한카드는 ‘USB 신용카드’에 첨단기능을 녹여넣었다. 인터넷으로 결제 시 신용카드번호 등을 입력할 필요 없이 카드를 USB처럼 컴퓨터에 꽂아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이재영 과장은 “카드사들의 신기술과 디자인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 질 것”이라면서도 “다양한 신용카드가 생겨나는 만큼 합리적인 선택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KB카드의 구용훈 대리 역시 “디자인과 기능이 첨가된 카드들이 많다.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신용카드를 꼼꼼히 살펴보고 선택하라 ”고 조언했다.

프리미엄 이유림 기자
그래픽= 프리미엄 김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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