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마뇽 1안타 완봉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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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5-0. 여유가 있었다. 8회 2사까지 볼넷 한 개만 내줬을 뿐 별다른 고비도 없었다. 남은 아웃 카운트는 모두 4개. 기아의 외국인 투수 훌리오 마뇽(32.사진)의 눈앞에는 노히트노런의 대기록이 아른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롯데 김주찬에게 초구를 몸쪽으로 붙인다는 것이 한가운데로 날아들었다. '딱'하는 순간 타구는 중견수 앞으로 날아갔다. 대기록이 허공으로 날아가자 마뇽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몬트리올 엑스포스에서 불펜투수로 뛰며 1승1세2패(방어율 4.16)를 기록했던 마뇽은 7일 사직 롯데전에서 1안타 완봉승을 따내며 5-0 승리를 이끌었다. 최고구속 146㎞의 직구를 앞세운 마뇽은 9회까지 불과 84개의 공을 던지며 볼넷 1개, 삼진 5개를 잡는 노련한 투구로 시즌 3승째를 챙겼다.

마뇽의 1안타 완봉승은 프로야구 22년 역사상 서른네번째며 1999년 8월 8일 유현승(쌍방울)이 롯데전에서 기록한 4-0 완봉승 이후 4년9개월 만이다.

기아가 엑스포스에 이적료를 주고 데려온 도미니카 출신 마뇽은 원래 마무리로 예정됐으나 김진우 등 선발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2선발로 뛰고 있다.

마뇽은 개막 초반 허벅지 부상으로 고전했으나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페이스를 되찾아 기아의 구멍난 선발진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기아 타선은 1회초 2사 1, 3루에서 롯데 3루수 이대호의 실책으로 선취점을 뽑은 뒤 6회 심재학의 2점 홈런 등으로 승리, 단독 3위로 올라섰다.

1위 현대는 수원 두산전에서 선발 김수경의 호투를 앞세워 4-2로 승리, 3연승을 달렸다. 김수경은 7이닝 동안 2안타.1실점으로 시즌 5승째를 따내 레스(두산.6승)에 이어 다승 2위에 올랐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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